:::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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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정말 피곤했다. 오랫만에 술을 마셔서 그런가보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지만 피로 회복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물론 몇번이나 들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몸으로 직접 느낀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인거 같다(웃음).


어쨋거나. 출근하는 길에 박카스를 두병이나 사먹었는데도.

피로가 가시기는 커녕. 그 추운 아침에 걷고 있음에도.

눈이 자꾸 감겨 오고 있었다.

숙취까지 겹쳤으면 정말 죽을 맛이였겠지만, 다행히 숙취는 없었다.


어제 은영이를 보내고 나서 준호를 만났다.

공식명칭 스물라인 신년 대담회 였던 어제 술자리는.

맥주 3000cc 와 소주 두병으로 장식되었는데.

처음에는 "이걸 어찌 다 마시냐" 라고 했던 우리는.

어느샌가 이미 이야기에 빠져서 술은 그냥 휙휙 비우기에 바빴다.


한때 심취했던 게임이야기도 하고.

헤어진 여자친구 이야기. 지금 여자친구에게 아쉬운 이야기.

개념없는 어른들 이야기. 민석이 이야기.

음악 이야기.


정말 준호 말대로 뭐 한것도 없는 주제에 시간은

어느덧 12시를 넘기고 있더라.

그렇게 기분 좋게 마시고 집에 온건 참 좋다.

문제는 준호는 퍼질러 자고 있을텐데 나는 출근하고 있다는거야.

아. 젠장. 피곤해 죽겠다. -_-


...이런 이유로 해서. 아침엔 정말 죽을 만큼 피곤했다.


그래서 오늘은 졸지 않으려고 일부러 바람을 쐬면서 일했다.

그리고 오후즈음. 세차 손님이 밀려서. 나는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왠지 익숙하지 않은 차량이 휘익- 세차기로 들어온다.

쿠폰을 받고. 대략 기계를 설정한 나는. 다시 걸레를 빨러 갔다.


우리 주유소의 세차기는. 터널 이동식이다.

일단 정해진 자리에 차가 서고. 터널 같이 생긴 세차키가 윙윙.

두번 왕복을 하고. 차가 나오면 내가 유리를 걸레로 닦아주는 식이다.


자. 일단 생각해 보자. 터널이 앞 좌석 쪽을 지나고 있으면.

적어도.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다.


어쨋거나.

당연히 터널의 이동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처음는 차가 너무 밀려서 걸레빨 시간도 없길래.

일부러 터널 이동 속도를 최저로 맞춰놨던 나.

세차기는 차의 앞좌석 부분을 씻기 시작하고...


그리고 걸레를 대충 빨아서 다시 터널 속도를 최대로 높였더니...


후다닥. 휙.

음. 여자분은 와이셔츠 단추를 메고 계시고.

뭔가 어색한 차안의 두 남녀.

소장님은 뭐가 그리 재밌으신지 "저것들 봐라" 하면서 난리셨고.

나는 얼마나 뻘쭘할까. 하면서도 그냥 마냥 웃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얼마나 민망할까. -_-;;;


정말 피곤해서 가물가물한 하루 동안. 잠시나마 잠을 확 깨웠던 사건이었다.

  • ?
    스물스물™ 2004.01.04 00:22
    흠... 나도 아침엔 깨어나 있었소... -ㅅ- 좋은 구경했군... 쩝... -_-.. 제발 아무데서나 애정행각은 좀 삼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