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14]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사람도 있다.

by 라인 posted Jan 15,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가 늘 주유소 이야기만 쓴다고. 주유소가 내 천직인 것은 아니다.

뭐. 딱히 싫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Best한 적성도 아니고.

그냥 그런. 어정쩡한 일이다.

일기에 주유소 관련 이야기가 많은 것은 당연히 내가 주유소 아르바이트 중이니까.



편의점 할때도 그랬고. 과외 선생을 할때도. 하다 못해 노가다 할때도.

그리고 지금 주유소 할 때도 느낀 거지만.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가끔은 웃음 짓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쩔땐 어이 없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 수록 내가 무서워 지는건.

가끔 내 눈에 비치는 저런 개념없는 어른들이 내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동방 예의 지국이고, 나도 그런 교육을 받아서.

아무리 개념없는 어른이 나에게 개념없는 짓을 해도.

나는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거나 피식 웃을 지언정. 대 놓고 뭐라진 않는다.

아니. 못 한다. 오히려 피식 웃는다. 왜냐면. 그게 더 열받잖아(웃음).

난 준호만큼 독설가는 되지 못해서 말이다.


어쨋거나. 비단 성공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같이 있음 재밌는 사람도 있다.

우리 주유소 소장님은 굉장히 엄하시다.

내가 실수 하는 것을 진짜 싫어하셔서, 내가 뭐 잘못 하면 엄하게 혼내신다.

하지만 전혀 싫지 않다.

그 대신 내가 일 잘할때나 같이 한가할땐 같이 놀기도 하고.

이모들 모르게 짜장면 시켜서 몰래 먹기도 하고.

내가 지킬 일만 지키면 정말 재밌게 좋은 분이시다.

이런 분이랑 이야기 하면 기분이 좋다. 피식 웃을 이유도 없다.

그냥 즐겁게 웃는다.



아캐디아에는 정말 어른스러운 영태 형이 있는가 하면.

능력있음에도 나랑 별로 파장이 안 맞는 현욱이 형도 있고.

안 친해도 마냥 좋은 상구형도 있으며. 왠지 어색한 창일이 형도 있다.

담배 필때만 우정이 씩트는 듯한 창규형도 있으며.

사이가 애매한 은영이도. 답답한 동철이나 준모도.

서로 정말 안 맞는 경아도 있다.



대학와서 친해진 케이스라 잘 알진 못하지만 마냥 든든한 민석이도 있고.

갈 수록 느끼해지는 준호도 있으며. 오래 알고 지내도 별 발전 없는 주연이도.

중학교때 부터 알아왔지만 서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홍식이도 있고.


개념없음에는 최강이지만 그래도 아끼는 후배인 은미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아예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


지금 사실 나는 굉장히 고민중이다.

옆길로 새도 굉장히 샜다. 어떻게 본론으로 돌아올까 고민중이다.

서론에 "주유소 이야기만 쓰는건..."이라고 해 놓고. 써 놓은게 없다. -_-

늘 이런 식이다. 길게 쓰려고 길게 쓰는게 아니라.

쓰다 보면 그냥 술술 이렇게 늘어난다. 대략 좋지 않다. -_-


음. 억지로 원래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가서.

어떤 손님이 기름을 넣으러 들어 오셨다. 이틀에 한번씩 만원치 넣는 아저씨다.

차도 좋은데, 좀 많이 넣으면 좋겠건만 저놈의 아저씨는 이틀마다 와서.

꼭 만원치를 넣는다.

하여간 기름을 넣으려고 하고 보니. 위치가 영 애매한게 아닌가.

아저씨 차의 주유구가 경유쪽에 있길래.

"차 좀 앞으로 당겨 주세요" 라고 했더니. 싫다시면서 차를 밀라고 하지 않는가. -_-

결국 나는 차를 "밀어"서 휘발유 주유기까지 차를 밀어 넣었다.

난감...난감...난감...

더 이상 수습이 안된다.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도망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