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17] 가만히 멈추어 서서.

by 라인 posted Jan 18,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제도 비슷한 내용의 일기였던거 같다.

생각해 보면 말이야. 난 요즘 내 시간을 후회하고 있는거 같다.

이럴때 물어본다면.

난 지나간 시간에 후회하는걸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라고 늘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그다지 옛일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고. 잘 모르는 일에 미리 불안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내가 돌이켜본 내 시간을 후회하는거 같다.


내가 했던 어떤 자잘한 일들이 아니라.

그러니까. 내가 어떤 일을 했던게 아니라. 그런 일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나를 보니.

너무 한심하다는 느낌이 든다.


옷 하나 변변찮게 입은게 없고. 대학생되서 멋져지긴 커녕.

이젠 아저씨가 다 되어 버렸다.


컴퓨터를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오랫만에 다모임을 켜 봤다.

다모임은 인터넷 동창회라는 부제를 단 포털사이트 인데.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 등으로 짜임새 있게 나뉘어져서,

동기들을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사이트다.

정말 오랫만에 켜봤다. 고등학교때 접속하고 처음인가? 하여간. 당연한거지만.

그때와는 사이트가 꽤 바뀌어 있었는데. 내가 놀란건 그게 아니고.


예전 친구들이 올린 최근 사진에 대해서.

정말 예전에 뚱뚱했던 녀석이 꽃미남이 되어 있거나(웃음).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던 친구가 지금 카츄사로 군대를 가서.

매 주말마다 버젓히 집에 드나들고 있거나.



그런거 보면. 한숨만 나온다.

난 오히려 살이 쪘고(웃음). 아저씨 화 되어서 츄리링 입고 알바나 하는 중이고.

카츄사는 커녕 해군 발표도 아직 안나서 군대도 불투명 하다.

아. 젠장. 난 왜 이렇게 바뀐거 하나 없이 가만히 멈춰 서 있는건지.

답답하다...


다모임 한번 접속했다가 이 무슨 답답함인지.

늘어만가는 살과.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거울속의 나를 보고 있자니.

또 다시 한숨만 흘러 나온다.


왜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