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 건 7시 경이지만.
도저히 일어나기 싫어서. 좀 뒹굴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건, 준호가 깨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심. 잠결에 본 준호가. 계속 공부를 하고 있어서.
독한 놈. 시간표 짠거 보니까. 공부 일변도 일과다.
휴대폰 알람도 시간표대로 다 맞춰놓고.
성공할 놈은 다 성공한다....난 언제 철 들라나.
하여간. 원래 서울에 온 목적은 놀러다니는게 아니고.
호주행을 위한 신체검사니까. 원래 목적은 끝내야지~
란 생각에. 준호네 방을 나섰다.
세브란스 병원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있었다.
신촌역에서 내려, 한 10분 정도 걸으니. 병원이 나왔다.
어찌나 크던지. 순천향병원이나 차병원 같은 것만 아는 나로서는.
그저 놀라울 따름(웃음).
신체검사 자체는 간단했다. 그저 신원확인 절차와.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었달까.
병원을 나서려는데. 은영이한테 전화가 왔다.
점심시간이 12시 부터인데. 한가하면 밥이나 같이 먹자고.
딱히 할 것도 없었고.
준호방 가봐야 공부하는 놈 방해하는거 같아서.
내심 밖에서 뭐 할까 고민하던 나로서는. 고마운 이야기라서.
낼름 은영이가 현지 현장실습 차 근무중인 사무실이 있는.
강남역으로 갔다.
같이 스파게티 먹고 헤어지다.
은영이는 하나도 안 변했더라.
아직까지는 가장 오랜 시간을 연인으로 지낸.
그리고 나의 연애관에 현실성을 불어넣어준.
그리고 지난 사랑은 쓰레기라는 것을 가르쳐준 사람이다.
고맙기도. 밉상이기도 하지만. 역시. 옛일이긴 하다.
그냥 무덤덤한거 보니.
은영이랑 헤어지고서는. 송화를 만났다.
송화는. 고등학교 시절. 처음 연애 해본 아가씨로서.
첫사랑. 남자들한테는 평생 잊지 못한다는. ㅋ
애초에 아가씨들 만나는건. 괜히 오해받기 싫어서.
(말 안해도 홈페이지에 올라오니) 미리 혜진이한테 말해뒀다.
여하튼. 한양대 근처에서 송화랑 만났다.
만날 때 마다 이상하게 내가 늘 지각을 한다. 이상하지.
그리고 난 늘 못알아 보는데. 송화가 날 찾는데.
쟤는 날 어찌 찾나 몰라. 흠. -ㅁ-
송화는 뭐. 옛날이랑 크게 다른게 없었다.
왠일로 다 만나주나 했더니. 최근에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나(웃음).
나이가 벌써 22살인지라. 아가씨다워지고. 옷도 좀 붙는걸로 입고.
화장도 하고. 활발해지고. 아는 남자애도 많아지고.
말하는 것도 시원해지고. 참 많이 변했는데.
그래도. 느낌은 여전히 낭창하고. 독특하더라.
뭐. 같이 밥 먹고 - 덕분에 점심을 두번 먹다 - 아이스크림 먹고.
영화보고. 술 한잔 마셨다.
첫사랑의 그리움은. 어느순간 사라지고. 이제는.
왠지 사촌동생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서로 느낌은 잘 알지만. 가까운 곳에 있어본 적이 없는지라.
서로의 실생활은 잘 모르는. 기묘한 사이다.
죽을 만큼 얘 때문에 힘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확실히.
시간이 덤덤하게 만들어주고. 지금의 연인이. 잊게 만들어준다.
그래. 그렇구나.
옛 연인들 만나고 있자니. 혜진이한테 잘해줘야겠다 싶었다.
이 사람들을 지나쳐서. 좋은 일도. 상처도. 눈물도 겪고나서.
지금의 내가 됐고. 또 혜진이랑 연애하고 있으니.
송화랑 헤어지고나서는. 준호랑 주연이 만나러 홍대로 갔다.
생각해 보면. 스물라인에 민돌이가 명예회원이 된 것도.
이날 주연이가 이 자리에 참석한 것도. 다 내가 사이사이.
다리를 놓기 때문인데. 간간히 소식도 전하고 말이야.
이것들이 거기 고마움을 느끼지는 못할망정.
송화만난다고 약속시간에 좀 늦은거 가지고 어찌나 갈구던지. -_-
분식집에서 닭도리탕을 먹고 - 난 맛만 봤다. 복날이라길래 -
바로 옆의 중국식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탕수육은 뭐. 중국집 정도로 나오는데. 담백하니. 맛이 좋더라.
그리고 술은. 이두과주인가. 이과두주인가. 하는 걸 시켰는데.
값이 3000원이라. 만만해서 시킨 중국술인데. 어찌나 양이 작던지.
그런데. 마시니까. 거의 양주만큼 목을 쏘더라.
알콜이 56도....-_-!!!!
맛도 좋아서. 행복하게 마셨다. ㅠ.ㅡ
그리고는 나와서. 건국대 앞으로 이동. 노래방에서 놀았다.
정신없이 뛰어노니 어찌나 힘들던지. 헥헥.
그리고 난 취침. 준호랑 주연이는 게임방~
쓰고 보니. 오늘 참 바쁜하루였구나. 하하하.
...............돈도 많이 쓰고 말이지. (먼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