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0] 도망치다.

by 라인 posted Apr 2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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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길다. 라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사실 그만큼 길지도 않다.

외롭거나, 아프거나. 혹은 할게 아무것도 없는 밤은 길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밤은 왜 이리도 짧은지.



밤에 과제를 하다가. 짜증나서 학교에 다녀왔다.

너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짜증도 나서. 기분 전환도 하고.

동진이가 패스한 과제 보고 참고도 할 겸이였다.

혼자 가기 싫어서 민석이 한테 부탁했는데, 흔쾌히 같이 가줬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좋은 녀석이다.


그리고 또 길듯이 짧은 밤의 시간이 흘러갔다.



아침해가 밝아왔다. 내 방은 햇빛이 잘 들어오는 편이라서.

빨리 밝아오는 편이다. 어젯 밤에 샀지만 이제는 한개 밖에 남지 않은.

마지막 담배를 입에 밀어넣고, 불을 붙이며 숨을 내 쉬었다.


결국 이래저래 씨름 했지만, 눈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결국 제풀에 지쳐 부셔버린 파편들. 그림들. 그리고 이것저것.


사실 생각은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거. 하지만 인정하기도 싫었고.

뭐. 아직 진정으로 해 본적도 없으니까. 라면서.

스스로 위안삼았을 뿐이다.

나는 계기라는 것에 무지막지하게 영향을 받는 편인데.

이날 아침이 어떤 계기가 되었었는지는 모르겠다.





뭐. 결과적으로 나는.

도망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