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08] 무슨 일이 있어도 벌초는 안 빠져야겠다.

by 라인 posted Sep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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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시간에 일기를 썻다면 상당히 난감했을거 같다.

5시에 마루에서 잠을 청했지만.

추워서 뒤척거리다보니 벌초간다고 깨웠으니까 말이야.




큰아버지들은 어제 일찍 주무셨잖아요~

저는 작은 할아버지가 자리 파하실때까지 지켰다구요.

라는 변명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별 수 있나. -_-





일어나서 찬물에 샤워하고. 벌초할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군복 가져올걸 그랬네.


샤워학 직후에는 잠이 확 깨서 좋았지만.

조금만 지나니까 큰 효과는 없더라. -_-;;;





이후에는 종일 작업만 해서 크게 남길 말은 없다.


다만 부끄러웠던 거랄까.

항상 명절에 깨끗한 묘소에 찾아뵙고.

성묘했기 때문인지 난 늘 그런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성묘라도 꼬박꼬박하는 스스로를 기특해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알았다.

명절에 내가 본 깨끗한 묘들은 하나같이.

어른들이 몇주전에 깨끗하게 정리해 놓는 것이란 것을 말이다.



정말 놀랬다. 특히 길도 제대로 안 나있는.

큰할아버지 산소는 완전히 정글안에 있는 것 같았다.




어쨋거나 처음에는 좀 어리버리 했지만.

점점 눈치와 요령이 생겨서 시간도 단축되고 했던지라.

묘 7개를 벌초하고 나니 오후 4시가 지나있었다.

처음에 능률 생각하면 참 빠른 시간이다.




작은 할아버지는 내년에도 우리또래가 벌초에 참여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셨다. 이제는 너희가 해야한다고.

맞는 말이다. 부끄러웠다. 흠.



큰 할아버지, 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이렇게 3형제이신데 작은 할아버지에는 남자 손주가 한명 뿐이다.

옥균이라는 녀석인데 얼마전에 군대에 갔다.

우리 아버지 형제에는 아들도 많건만 온 것은 나 하나 뿐.

큰 할아버지네에서 몇몇 왔다.



사실 명절에 각각 모이다 보니 잘 몰랐는데.

벌초하다보니 어르신들도 알게 되고. 친척들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특히 은균이형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였다.

좋은 사람이다. 놀줄도 알고 말이야. ㅋ


그 외에 작업중에 먹는 떡과 국수는 정말 꿀맛이였다.

김치도 너무 맛있어서 감격했는데. 엄마가 담근거라길래 더 놀랬다.

이상하다. 시골의 맛이였는데 말이야.




여튼. 그렇게 벌초를 했다.

노곤했지만. 이정도는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벌초는 안 빠져야겠다.

(왠만한 가족행사는 다 참여하는 주의)







그리고 대구 큰아버지차를 타고 대구까지 왔다.

눈 좀 붙이고 싶었지만 큰아버지가 이것저것 물으셔서. ㅠ.ㅜ





그렇게 경산에 도착한게 밤 9시.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 아직 제대로 눈도 못 붙였다.

노곤해....



원래 오늘 좀 늦게 출근할 수도 있다고

보연이한테 말해놨기 때문에 한두시간 자고 갈 생각이였지만.

보연이가 주말 야간 남자놈이랑 바꿨다고 해서.

별 수 없이 출근.






날밤 샜다.


오오. 3일 연짱 밤 샜구나. 나도 참 대단하다.

이러다 쓰러지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