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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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썩 유쾌하지는 못했다.

어젯밤에 왠 아저씨가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왔다.

(오셨다라고 썼다가 왠지 괘씸해서 왔다로 고쳤다)


"에쎄"


하는 말에 별 생각 없이

에세 클래식 - 빨간띠 - 를 꺼내서 테이블에 놨다.

그러니 아저씨가 다시 입을 열였다.

그다지 기분 좋다고는 못할 술냄새가 내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오호라. 좋구나. 잘 하는 짓이다.


"이거 말고 에쎄 라이트 임마"


일하면서 파는 담배가 몇개인데

자주 오지도 않는 아저씨 기호까지 익혀가며 드린단 말입니까. 허허.

하고 살짝 웃으며 - 물론 말은 생각만 했다 - 다시

에쎄 라이트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아저씨가 놔둔 돈을 POS기에 넣고 거스름돈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뒀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슬프게도 다시 한번 술냄새가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이왕이면 할말은 몰아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하고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자니. 아저씨가 호통을 쳤다.



모름지기 점원은 제품을 상냥하게 손님 손에 얹어줘야 한다나.

네. 그렇소. 틀린 말이 아니라고 쳐요.

아저씨는 나한테 돈을 던져놓고 그러는건 영 아니잖아요.

....라고는 말 안하고.

이럴 때는 상대 않는게 빨리 가는 길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무시했다. 그런 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아저씨는 무한 루프로 했던 말을 30분 가까이 했고 결국 나는 표정관리에

실패하고야 말았다. 아저씨는 더더욱 격분했고.

결국 한시간 동안 건성으로 예. 예. 예만 하고 말았다.

군대까지 다녀온 놈이 왜 그렇냐. 라는 멘트는 사실 좀 거슬렸군.






어쨋거나. 술 취한척하고 하고 싶은말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은 미리 생각해 놨다가 평소에 해야겠다.

술기운을 등에 업고 말하면 말하기는 좋은데.

상대방이 듣는 태도는 이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유익한 경험이였다.

다시는 보지 않길 빌어요 아저씨.



참... 나도 아직 멀었구나.





퇴근하고 민석이와 아침을 먹었다.

평소라면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민석이는 오늘 토익 시험이 있다.

뭐. 얼마나 준비했는지는 모를 노릇이지만.

어쨋거나 나름대로는 준비해 왔을거고.

이번만 칠 것도 아니니까 나야 그저 잘 치길 바랄 뿐.

그건 그렇고 나도 토익 어떻게 해야 되는데.




사실 이러니 저러니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의 실력을 전혀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내 실력도 잘 모른다.

그저 느낌상 준호는 잘 할 것 같고 - 실제로도 기초는 있다 -

나랑 민석이는.... 글쎄. 모르겠네.



어쨋거나 민석이 밥 먹고 시험장으로 보내고 있자니.

월급이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오늘 일요일인데 부지런하시기도 하지.

그런데 휴대폰을 보니 약 20만원 가까이 입금되어 있었다.

10일 쯤에 학원비 때문에 8만원 가불했었는데 말이야.

이 양반 또 까먹고 있었군. -_-




하면서 바로 다시 편의점에 가서 8만원을 드렸다.

그러니까 추석 잘 쉬라면서 2만원 주셨다. 흔히 떡값이라는건가?

큰 돈은 아니지만 마음 써주시는 것은 감사히 받았다.





그리고 홈페이지랑 카페 좀 만지작 거리고 있자니.

민석이가 돌아왔다. 월급도 받았으니 오늘 한턱 사기로 결정.

한달에 3번 있는 술자리다.

민석이 용돈일, 내 용돈일, 내 월급일.

단순 계산으로는 10일에 한번꼴로 마시는건데. 나 이래도 되는건지. 흠.

어쨋거나 민석이랑 점심 사먹고 나서 일단 뻗었다.


이래뵈도 야근이니까.










잠에서 깬건 보연이의 전화였다.

앓아누운 관계로 뻗었는데 점장님이 가게를 보시는게 너무 죄송하다.

라는 골자의 통화였다. 미안하면 바꾸질 말던가. -_-



라고 생각했지만. 또 잘 모르는 아가씨한테 그럴 순 없지.

점장님이 하고 계시다니 이것 참...

오늘 오전부터 달리고 계시잖아. 란 생각에.

처진 눈꺼풀을 찬 물로 억지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민석이한테 좀 늦게 먹어야 겠다고 사과한 다음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쉬는 날이란 말이야~~






뭐. 알바하는데는 별일 없었다.

그리고 11시. 자 와라 평일 알바생!!



하고 진작부터 청소에 정리 다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 왜 11시 30분이 되도록 안와!!

해서 연락하고 보니 자기는 오늘 쉬는 날인줄 알았다나.

꽤 멀리 있는데다가 술마시는 중이라 도저히 못 온다고 했다.

음... 이건 이거고 그건 그거지만.

통화하는 X가지가 도저히 전역한 놈이 아니구만.

영 철딱서니 없다는 점장님의견에 한표를 던져야 겠다.



어쨋거나 결국 12시에 점장님과 교대했다.

오늘 아침부터 계속 달리다가. 나랑 교대하고 나서.

몇시간 쉬시고 또 출근했다.

알바생 있는데도 고생하신다.

그러고보니 내일 아침도 점장님 타임이니...

과연 돈벌기는 쉬운게 아니구나.






어쨋거나 나도 일단 민석이랑 약속은 한 관계로.

늦은 시간이지만 놀러갔다.

원래 1000원짜리 돼지 뒷고기 먹으러 갈 예정이였지만 문 닫아서.

근처의 술집으로 갔다. 술집에서 먹는게 얼마만인가.

꽤 분위기도 좋고 안주도 맛있는 곳이였다.



그리고 간만에 맘 편하게 마셨고.

난 민석이가 다른 친구들 만나면 무슨 이야기 하는지는 모른다.

이상하게 친하다고 해도 몸에 배인 게 있어서

만나면 하게 되는 분야의 이야기가 있다.

민석이는 이성. 준호는 학업. 홍식이는 생활.

뭐. 굳이 나누면 이런 식일까나.




어쨋거나 맘 편히 마셨다.








그리고 겜방에서 잠깐 준호랑 셋이 캡파하고 집에가서 잤다.




야아. 의외로 어제에 비해서 참 한 일이 많구나.

이번 일요일.
  • ?
    스물스물™ 2007.09.23 09:37
    역시 일등급 알바생 라인.
  • ?
    민돌 2007.09.24 14:48
    흠.....이성..-_-;; 그런가...하긴 그렇네 다른 애들한테는 이성에 대해서 애기를 거의 안하는 편이니... 에이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