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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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내가 부모님께 숨기고 휴학을 했으며 편입을 준비했고.

그 결과가 어떻든 부모님께 이야기 하고 설득해야 함을 몰랐던건 아니다.



사실 죽어라고 공부하지도 않았고 매일 놀았지만.

그래도 늘 머릿속을 떠돌던 것은.

다름아닌 내가 사고친 것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결과주의에 빠져 극도로 민감한 반년을 보냈지만.

이건 어머니 말대로 내가 만든 문제다. 누구의 탓도 아닌.



그리고 시험이 끝난 뒤에.

억지로라도 좀 여유로워지고 포지티브하기 위해 발악하는 중이지만.

그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요 근래 부모님의 말씀은 그렇다.

인생은 절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1%가 될 필요는 없다.

인생이 벽에 부딫히면 돌아갈 필요도 있고. 타협해야 할 필요도 있다. 너

무 딱딱하게 생각하지 마라.

네가 건축과를 다녀도 꼭 설계사 할 필요는 없다.

학점만 따면서 다른 것 준비할 수도 있지 않느냐....가 주 맥락인데.




어차피 저건 말 장난이다.

이른바 내가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면.

부모님 몰래 준비한거야 문제가 됐을 수도 있겠지만.

"편입 준비한 것이" 인생에서 타협한 것일수도, 벽에 부딫혀 새 길을 찾은 것이였겠지.

하지만 내가 내놓은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일단 돌아가서 "타협하라"는 것이다.





그래. 알고 있었어.

내가 하고자하는 것을 이루려면.

남들이 아무리 달콤한 말로 널 이해한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뭔가 결과물이. 있어야 하지..



모든 발표가 다 난 것은 아니지만...








준호 만나고. 준호 몸 안 좋아서 일찍 가고.

집에는 가기 싫은데 도서관은 문 안열어서.

봉곡동의 공원에서 청승떨던 와중에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얼른 집에 오라고.






분위기상 절대 좋은 일은 아니였다.








그리고 뭐. 역시 결과가 필요한거지.

아버지의 알게 모르게 하얘저만 가는 머리칼을 보면서.

집에서 온 가족이 웃을 때 나도 모르게 겉돌면서. 그 자리를 피하면서.

집이 편하지 못한 곳이 되어 버렸다.





이것도 결과가 있었다면 괜찮은 문제였을까.

아니면. 그저 내가 부정적이기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