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다... 잘 잤다 일까나.
마음같아서는 어제 방 구할때 그대로 눌러앉고 싶었지만.
뭐 사실 별다른 이유도 없었고. 이제와서 잔소리가 새로울 것도 없고..
굳이 부모님 뜻 거스를 마음도 없어서 따라 내려왔다.
아침에 어머니께서 출근하신 뒤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집안 잡일을 조금 했다.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빨래 개고.
그렇게 앉아서 주부처럼 TV좀 보다가 점심 챙겨먹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래저래 C언어는 좀 익혀놔야 할거 같아서 붙잡기 시작했는데.
사실 어릴 때 배우다가 포기하기도 했고. -ㅅ-
쉽지 않다는 소리도 이래저래 많이 들었지만... 이제와서는 별 수 없잖은가.
할 수 밖에 없다.
하는거다.
하고 마음을 다잡은건 좋은데.
아직 기초적인 것 밖에 안하는데 왜 이렇게 에러가 나냐고.
게임만드는 사람들도 대단하구나. -ㅅ-
그건 그렇고 연상하는게 게임 개발자라니 나도 참.
적당히 프로그램 몇개 짜보다가
- 기초적인 것.. 예제의 응용일 뿐이지만; -
세탁기 다 돌아간거 확인하고 빨래 널고 집을 나섰다.
느긋하게 도서관 가는데 민석이한테 연락이 왔다.
음.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나. 기특한 것.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눈 앞에서 보였기 때문일까.
요 근래 가장 많이 변해 보이는건 역시나 민석이다.
같이 살때 내가 어지간히 분위기 흐렸던 것일까.
요새 열심히 하는 것 보면 내가 괜히 부끄러울 지경이다.
같이 살았던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어.
라는 말은 나한테만 해당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민석이랑 문자 좀 쓰면서. 느긋히 걸었다.
왠지 모르게 괜히 느긋한 척하는 버릇만 생긴 것 같다.
가다가 서점에 들려서 C언어 책 좀 봤다.
홍석이도. 박사 - 아직도 이름을 모른다 - 도.
C언어 책은 "열혈강의"란 책이 가장 볼만하다고 하길래 샀는데.
막상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이 VC++ 6.0이라서 처음에 참 당황했다.
그럴 것이 어딜 다녀도 VC++ 2005(이게 최신 버전인가보다)만 배포됐기 때문이다.
처음에 프로그램 구조도 다르지.
예제를 그대로 쳐도 에러가 나서 한참 헤멘 기억이 난다.
뭐. 결국 지금은 겨우겨우 6.0을 구해서 하고 있지만.
어쨋거나 VC++ 2005를 기반으로 한 책을 한참 찾았는데...없었다.
뭐. 조그만 서점이니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html이랑 마찬가지로 결국은 해당 문법을 이용해 뭔가 구현하는 거니까.
VC++ 6.0으로 일단 기본 다지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새로 책 구하는건 포기. 지금 산 책이나 열심히 파기로 했다.
그러다가 민석이가 내 걸음 느리다고
한참 갈구고 나서야 도서관에 도착했다.
미안하게도 괜히 돈없는 친구 때문에.
밥값을 2인분이나 쓴 민석이한테는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도서관 앞의 돈까스 집에서 돈까스를 먹었다.
물론 민석이가 샀다.
왕 돈까스를 먹었는데 이젠 밥 값도 왠만해서는 한사람당 5천원 가까이 되는구나.
맛있었고. 양도 많았으니 아무래도 좋지만 말이야.
그리고 도서관 가서 공부. 정확히는 실습했다.
뭐.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부르셔서 일찍 나와 집으로 갔고.
아버지와 술 한잔 했다.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고.
열심히 살아라. 준비하는 인간이 되어라.
라는 이야길 들었다.
글쎄. 언젠가 준호가 시크릿이라는 걸 권해준 적이 있다.
당시 굉장히 힘들 때였는데 아쉽게도 내겐 별다른 감흥이 되지 못했다.
뒤늦게 그게 꽤 유명한 내용이고. 책으로도 발매된 것을 알았다.
아쉽게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책도. 영상도. 아버지의 한마디만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쨋거나. 자려고 눕고 나니.
열심히 사는 민석이의 모습과. 아버지가 문득 떠올랐다.
당신들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나도 힘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