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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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보면 마지막 데이트 -

요 몇일간 생겼던 지지부부한 일들 때문에. 혜진이도 내심 신경을 쓴건지.

오늘은 왠일로 미안하다라는 말 퍼레이드였다.



그러고보니 은영이가 옛날에 말하길.

생각해보면 나는 딱히 잘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늘 분위기를 이상하게 몰고 가서.

나만 착한 놈. 상대방만 나쁜 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했다.

미묘하게 은영이가 내린 내 평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은근히 납득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망가지고 있는건지.

아니면 CC라는 특성덕에 늘 가까이 있어서 내 패턴을 잘 아는건지.



여튼 미안하다는 말 듣는게 능사가 아닌지라.

대충 사태를 수습했다. 방학이라서 한가하긴 한데. 뭘 해야 할지...



그러던 중에. 혜진이치고는 정말 의외의 제안인.

학교로 놀러와달라. 사실 나도 보고 싶다. 라는 멘트를 남겼다. 그래서 학교로 갔다.

당시 준호는 귀여운 커플이니 어쩌니 했다.

내가 봐도 나름 귀여운 커플이였을지도 모르겠다.

맹목적이였던 건지. 바보였던 건지. 그냥 좋았던 건지.


그래. 어찌됐건 간에. 사실 나도 보고 싶었다.

정말로.




그래서 학교에 놀러갔고. 정말 오랫만에 만났다.

같이 컵라면 사먹고. 편의점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오락실 구경도 가고. 학교도 여기저기 둘러보고.

노래도 같이 하고.




즐거웠다.





혜진이도 나도. 사실 서로 굉장히 반발력이 강한 성격이라는걸 안다.

그리고 나는 요근래 있었던 일들. 그리고 앞으로의 일들.

그래. 까짓거 서로 노력해서 고쳐나가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혜진이는. 서로 아파도. 별 수 있겠냐.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데이트는 정말 즐거웠고. 기뻤지만.

사실. 서로 아프다. 힘들다.라는 이야기 보단. 앞으로도 잘 해보자.

라는. 뭔가 희망찬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마지막 데이트가 끝났다.

일기를 미뤄쓰지 않았다면 핑크빛 멘트만이 가득한 일기였을텐데.

마지막 데이트라는 표현 자체는 절대 쓰지 않았을텐데.

미뤄쓰는게 꼭 좋지만도 않구나.

두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자연스레 떠오르는 일들이라니. 허허.





난 그 꼬맹이를 그리워하고 있는건지. 아닌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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