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치없는 여자는 싫다 -
오늘은 시험 마지막날.
하루에 2과목씩 3일째 연달아 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거의 일주일 가량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죽겠다.
시험 전날에 혜진이 만날때만 해도 시험은 완전히 날려 먹었구나. 하고 체념했지만.
의외로 나름대로 정신차려서 제대로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불 붙는게 조금 늦었다면 늦어서 안습.
여튼 마지막 시험장에 갔다.
책상에 앉아서 마지막으로 한번 휙휙 읽어보고 있는데.
정말 의외의 사람이 눈 앞을 지나갔다.
그 주인공은. 모르는 사람. -_-
다만. 하얀색 와이셔츠에.
선이 잘 잡힌 검은색 바지에. 소매가 없는 검은 조끼.
살짝 붉은 빛이 도는 짧은 단발머리.
...이거 내가 혜진이보고 꽃단장하고 나오라고 할때 입는 패턴이잖아. -_-
사실 혜진이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이렇게 매니악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살짝 놀랐다.
형들의 반응은 이거 뭐 코스프레냐?! 였지만.
2년 가까이 일상스럽게 지켜봤던 나한테는 뭐랄까...
"취향"이였다(퍽).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살짝 동글동글하고 하얀 얼굴.
예쁜 편은 아닌 것 같지만 무난한 편.
이거 솔직히 혜진이랑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관심 가지는거 아니냐고 물으면.
솔직히 그렇긴 하다. -_-
근데 전체적인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다.
왜냐면 이 여자애는 나랑 비슷할 정도로 키가 컸기 때문이다.
여튼 모르는 여자의 등장으로 좀 놀랐는데.
또 그 여자는 내 앞에 자리를 잡았다. 살짝 신경이 쓰였다.
혹시 이 여자, 말 걸면 4차원 아닐까?!
하지만 시험 직전이였기 때문에 일단 책이나 보기로 했다.
얼핏 보기에 그 여자...는 어감이 별로니까 이제부턴 아가씨로 하겠다.
여튼 그 아가씨는 나랑 같은 과목을 듣는데 수강하는 반이 다른 것 같았다.
시험이 시작되고. 분반이나 학년에 대한 간단한 조사가 있었다.
뒤쪽에 앉았던 나는 잘 들리지 않았다.
이런저런 핑계로 옆자리의 형을 놔두고 앞자리의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지금 조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봤다.
근데 물어보지도 않은 내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그 아가씨의 친구로 추측되는 여자분이 꼬박꼬박 다 대답해서.
결국 난 그 아가씨와 제대로 이야기도 못해봤다.
-_- 췌... 뭐냐고!!
뭐. 말은 길었는데. 만약 꿈이였다면. 그냥 개꿈이였을 소소한 사건.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