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어렸을 때는 빼빼로 데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운이 좋았던건지 내가 발랑까졌던 것이였던지는 몰라도 남중, 남고 나왔음에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이런저런 날에도 꾸준히 받을건 받고 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자친구한테 받은 적은 없...진않고 적지만.
여튼 얼렁뚱땅 빼빼로 데이란게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센스가 좋긴 좋은 것 같다.
11월 11일. 1111. 빼빼로.
정말 우리나라에서나 먹힐 내수용 행사(음?)인 것 같다(웃음).
- 나의 빼빼로 -
빼빼로를 주진 않았다. 주고 싶은 사람이 없었을 뿐더러.
오늘은 수업도 많았고. 집에 와선 어제 밤샌지라 줄창 잤고(한 30분).
곧바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이건 핑계고. 줄만한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다.
날이 날인지라 연인들이 많이 보이더라.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연인들과 솔로들의 사연이 흘러나왔다.
솔로는 줄창 우울한 사연들 뿐이였다.
(그러고보니 상표 문제인가 빼빼로라고 안하고 막대과자라고 하더라)
난 별로 안 우울한데. -_-
솔로가 갖는 평안함을 모르는걸까?! 하고 갸우뚱하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솔로가 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사실 내 입장에서 "솔로도 괜찮다"라고 해봐야 결국 발버둥 치는 늬앙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솔로도 괜찮다구. ㅋㅋㅋ
아. 이런저런 사건이 있었던 새내기분께 빼빼로 받았다.
정말 평범하고 작은 빼빼로였지만. 아니 작지는 않았지만 여튼 평범했다.
바로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
"빼빼로는 평범하지만 내년 발렌타인은 특별할지 알아요?"
라는 메세지도 나름대로 귀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저도 상대방이 제 감정 안 받아주고 원망하고 슬퍼하고.
울기까지 했던게 바로 얼마전일인데. 저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예전 사람을 못 잊겠다는건 아니고. 그냥 느낌이 안 온거 뿐입니다.
가볍게 팔랑팔랑대서 죄송합니다. (__)
그리고 가끔 수다떠는 손님이. 빼빼로 받았냐고.
불쌍한 표정으로 묻길래 (시침떼고) 못 받았다고 했더니.
뇌물 빼빼로라고 하나 줬다. 그래도 못 깎아주는데.
뭐. 여튼. 잘 먹었다. 살 찌겠네...
- 너의 빼빼로 -
친구야. 넌 어제 데이트 했겠구나. 주긴 주더나?!
하긴. 넌 왠지 받던 안 받던 이런거 별로 신경 안 쓸거 같긴 하다.
너무 어정거리지 마라!!
친구야. 넌 여자친구 자주 못봐서 어쩌냐.
한창 바쁠때니 한가롭게 빼빼로 챙기진 않았겠네.
문자 보낸대로 밥은 굶지 마라.
이년아. 연하남 만나서 밥 잘 먹었냐.
전에 빼빼로 줬댔으니 오늘 꼭 받고. 반드시 낚아라!
...그리고 꼬맹아.
연애가 처음이라는 그 착하고 순수할 사람은. 아마 마음을 담아 널 잘 챙겨줬으리라 믿는다.
얼른 다 먹어치웠겠지만(웃음).
모든 연인들. 행복한 하루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