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에서 -
천안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있었던 별것 아닌 이야기.
영동까지만 좌석이 있었기 때문에.
영동에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심심할까봐 구입한 잡지를 읽고 있었다.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통로였는데 어떤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술 냄새도 살짝 섞여서 나는 것 같았다.
지나가던 역무원이 제지했다.
담배를 좀 꺼주셨으면 좋겠다고. 기차내는 금연이라고.
아저씨는 반발하셨고. 역무원은 공안을 부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두려울거 뭐 있나. 아저씨는 급기야 주먹질까지 하셨다.
그 좁아터진 통로에 소란이 일어났으니.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리가 없다.
뭐. 주먹이 내게 날아오지만 않는다면야 뭐.
나는 쿨 가이(푸하하)니까 이정도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라는 생각으로 음악에 심취하며 미동도 하지 않고 음악을 들었다.
한참 소동이 벌어진 이후.
역무원이 내게 말을 걸었다. 죄송한데 옆칸으로 가자고.
하지만 쿨가이인 나는 소란따윈 두렵지 않다.
상큼(?!)하게 웃으면서 거절했다. 여기 있어도 괜찮노라고.
하지만 역무원은 끈질기게 권했고.
결국 옆칸으로 옮겼다.
...그리고 역무원이 내민것은 진술서.
모든것을 목격했으니 진술서를 써 달라는 것이였다.
뭔가 미심쩍어서 어디 사용하냐고 물어봤지만 별 말이 없었다.
중요사항이나 연락처는 빼놓고 기재했다.
사건도 최대한 간결하게 썼다.
역무원은 폭행 등의 단어를 요구했지만 난 빙빙 돌려썼다.
내심 찝찝했기 때문이다.
잠시후 아저씨가 광분하셔서 나까지 잡으러 오셨기에.
결국 본의 아니게 일방통로인 기차에서 때아닌 술래잡기를 했다. -_-
대전에서 아저씨가 내리고. 이제 좀 진정되자니.
아까 역무원이 어디까지 가느냐. 자리하나 만들어주겠노라고 다가왔다.
괜히 울컥해서 됐노라고 툴툴댔다.
쿨가이도 쉬운게 아니구나. 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