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디오 사연 -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고등학교 3학년때 이후로 이렇게 습관적으로 듣는건 오랫만인다.
채널 옮기는게 귀찮아서 그냥 SBS만 계속 듣는다.
박소현의 러브게임.
신봉선, 송은이의 동고동락.
이적의 텐텐클럽.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 박스.
이정도가 하루에 듣는 라디오다.
그래도 켜놓고 딴짓만 하기 때문에 사연 기억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요일 새벽에 문득 꼬맹이 생각에 폰을 만지작 거렸다.
하지만 내 쪽에선 더 나아갈 수 없기에. 결국 그만두고 폰을 내려놨다.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싫고. 술 마시는 것도 싫고.
그러다가 별 생각없이 사연 신청란에 사연을 올렸다.
라디오 들을때 문자는 몇번 보내봤지만 너무 짧아서 감질나기도 했었고...
그리고 어젯밤에 과제하느라.
라디오를 못 들었는데. 밤새고 나서 오늘 아침에 보니.
선곡표에 떡 하니 써 있는게 아닌가.
-_- 왜 하필 못듣는 날에 방송해준거야! 하면서 툴툴댔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과제를 시작할 무렵에야 겨우 다시 듣기로 들을 수 있었다.
듣고 나서의 감상은... 음...
방송용으로 이래저래 수정이 되서 솔직히 감흥은 좀 덜했다.
그리고 어차피 꼬맹이는 라디오 따위 안들으니 안 전해졌을테지만.
그냥 웃었다. 나도 남들 사연 보고 신기해했었는데.
정작 나는 내 사연을 들으며 씁쓸해 했다니...
내가 늘 듣는 사람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떤 기분으로 듣고 있을까.
그래도 뭐. 좋은 기억이 될거 같다.
그리고 이날도 과제하느라 밤샜다. 몸이 쩔어만 간다...
아래는 원문과 방송.
- 기억 끄트머리에서 -
늘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만 듣다가.
글을 써볼까... 하고 들어와봤는데 많은 분들의 글이 있네요.
많은 분들. 많은 생각. 읽어보니 기분이 복잡합니다.
늘 아름다운 사연. 아름다운 사랑. 슬픈 모습들을 듣곤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별 것 아니고 조잡한 편지가 될 것 같지만. 그래도 그냥 써봅니다.
-----
안녕? 잘 지내?
아마 이렇게 내가 편지를 써도. 넌 듣지 못할거 같다.
이 늦은 밤에도 과제한다고 깨어있겠지만. 넌 라디오는 듣지 않으니깐.
그래서 오히려 더욱 이렇게 쓰는지 몰라.
널 아는 사람이 이걸 듣는다면. 그냥 내 마음만 짧게 전해줬음 좋겠어.
그냥 듣는사람 없는 내 말이. 널 아는 누군가에게 전해졌으면.
우리가 헤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
물론 우리가 처음 알게되고. 오빠 동생으로 지냈던 날들.
얼렁뚱땅 연인이 되서 서로를 다독였던 시간에 비하면 1/10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헤어진 뒤의 시간은 이상하게 긴 것 같아.
오늘 너희학교에 다녀왔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참 길기도 길고. 생소했던 이름인데.
막상 함께할 때는 멀다고 잘 가지도 않았는데.
헤어진 지금은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 몇주마다 들리고 있다니. 복잡한 기분이야.
괜히 너희 학교에 가니 심장이 뛰더라.
정말 영화처럼 우연히 마주치지 않을까. 설레기도 하면서. 두리번거리게 되고...
한편으론 우연히 마주친 네 옆에. 새로운 사람이 있는걸 보게되면...
또 잠 못들지 않을까 싶어서... 겁먹어하면서 괜히 두리번 거렸어.
학교안 벤치에서 너와 이야기하던 생각이 나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혼자 멍하니 앉아서 담배를 피웠어.
날씨가 참 추웠는데. 그냥 앉아 있었어.
사랑할때 좋았던 만큼. 아름답게 보내주면 좋았을걸.
그러지 못한걸 미안하게 생각해. 사랑했던 만큼. 행복하길 빌어줄걸..
내 미련한 고집과 미련이. 착각이. 그러지 못했어.
그래서 지금은 너무 후회되고... 미안해.
왜 늘 한걸음 물러서면 보이는걸까. 그때의 나는 왜 몰랐을까.
미련하게 널 밀쳐내고. 네가 새로운 사람을 사랑하게 된 지금에야.
왜 난 이렇게 후회하는걸까.
잘 지내니? 여전히 과제한다고 늘 밤늦게까지 깨어있니?
괜히 우울해하는건 아니지? 새로운 그 사람은 나보다 잘 해주겠지?
난... 그럭저럭 잘 지내.
더 앞으려 가려하지도 않고. 더 뒤로 가지도 않고. 주저앉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일상적 그리움 속에서 지내.
그렇게 감정에도. 내 일에도 충실해보려고.
억지려 잊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살아보려고.
너 그리워하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게되면. 새 사람도 담아보려고.
...그래서 다 비워지기 전에. 꼭 말하고 싶어서. 행복하라고.
그리고 정말. 보고싶다고.
언젠가. 길에서 만날 수 있을까.
지금도 과제와 씨름하고 있을.
미련한 디자인학도 혜진아! 보고 싶지만. 역시 그냥 행복하길.
신청곡 : 넬. 기억을 걷는 시간.
라디오를 자주 듣는다.
고등학교 3학년때 이후로 이렇게 습관적으로 듣는건 오랫만인다.
채널 옮기는게 귀찮아서 그냥 SBS만 계속 듣는다.
박소현의 러브게임.
신봉선, 송은이의 동고동락.
이적의 텐텐클럽.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 박스.
이정도가 하루에 듣는 라디오다.
그래도 켜놓고 딴짓만 하기 때문에 사연 기억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일요일 새벽에 문득 꼬맹이 생각에 폰을 만지작 거렸다.
하지만 내 쪽에선 더 나아갈 수 없기에. 결국 그만두고 폰을 내려놨다.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싫고. 술 마시는 것도 싫고.
그러다가 별 생각없이 사연 신청란에 사연을 올렸다.
라디오 들을때 문자는 몇번 보내봤지만 너무 짧아서 감질나기도 했었고...
그리고 어젯밤에 과제하느라.
라디오를 못 들었는데. 밤새고 나서 오늘 아침에 보니.
선곡표에 떡 하니 써 있는게 아닌가.
-_- 왜 하필 못듣는 날에 방송해준거야! 하면서 툴툴댔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과제를 시작할 무렵에야 겨우 다시 듣기로 들을 수 있었다.
듣고 나서의 감상은... 음...
방송용으로 이래저래 수정이 되서 솔직히 감흥은 좀 덜했다.
그리고 어차피 꼬맹이는 라디오 따위 안들으니 안 전해졌을테지만.
그냥 웃었다. 나도 남들 사연 보고 신기해했었는데.
정작 나는 내 사연을 들으며 씁쓸해 했다니...
내가 늘 듣는 사람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떤 기분으로 듣고 있을까.
그래도 뭐. 좋은 기억이 될거 같다.
그리고 이날도 과제하느라 밤샜다. 몸이 쩔어만 간다...
아래는 원문과 방송.
- 기억 끄트머리에서 -
늘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만 듣다가.
글을 써볼까... 하고 들어와봤는데 많은 분들의 글이 있네요.
많은 분들. 많은 생각. 읽어보니 기분이 복잡합니다.
늘 아름다운 사연. 아름다운 사랑. 슬픈 모습들을 듣곤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별 것 아니고 조잡한 편지가 될 것 같지만. 그래도 그냥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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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잘 지내?
아마 이렇게 내가 편지를 써도. 넌 듣지 못할거 같다.
이 늦은 밤에도 과제한다고 깨어있겠지만. 넌 라디오는 듣지 않으니깐.
그래서 오히려 더욱 이렇게 쓰는지 몰라.
널 아는 사람이 이걸 듣는다면. 그냥 내 마음만 짧게 전해줬음 좋겠어.
그냥 듣는사람 없는 내 말이. 널 아는 누군가에게 전해졌으면.
우리가 헤어진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어.
물론 우리가 처음 알게되고. 오빠 동생으로 지냈던 날들.
얼렁뚱땅 연인이 되서 서로를 다독였던 시간에 비하면 1/10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헤어진 뒤의 시간은 이상하게 긴 것 같아.
오늘 너희학교에 다녀왔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참 길기도 길고. 생소했던 이름인데.
막상 함께할 때는 멀다고 잘 가지도 않았는데.
헤어진 지금은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 몇주마다 들리고 있다니. 복잡한 기분이야.
괜히 너희 학교에 가니 심장이 뛰더라.
정말 영화처럼 우연히 마주치지 않을까. 설레기도 하면서. 두리번거리게 되고...
한편으론 우연히 마주친 네 옆에. 새로운 사람이 있는걸 보게되면...
또 잠 못들지 않을까 싶어서... 겁먹어하면서 괜히 두리번 거렸어.
학교안 벤치에서 너와 이야기하던 생각이 나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혼자 멍하니 앉아서 담배를 피웠어.
날씨가 참 추웠는데. 그냥 앉아 있었어.
사랑할때 좋았던 만큼. 아름답게 보내주면 좋았을걸.
그러지 못한걸 미안하게 생각해. 사랑했던 만큼. 행복하길 빌어줄걸..
내 미련한 고집과 미련이. 착각이. 그러지 못했어.
그래서 지금은 너무 후회되고... 미안해.
왜 늘 한걸음 물러서면 보이는걸까. 그때의 나는 왜 몰랐을까.
미련하게 널 밀쳐내고. 네가 새로운 사람을 사랑하게 된 지금에야.
왜 난 이렇게 후회하는걸까.
잘 지내니? 여전히 과제한다고 늘 밤늦게까지 깨어있니?
괜히 우울해하는건 아니지? 새로운 그 사람은 나보다 잘 해주겠지?
난... 그럭저럭 잘 지내.
더 앞으려 가려하지도 않고. 더 뒤로 가지도 않고. 주저앉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일상적 그리움 속에서 지내.
그렇게 감정에도. 내 일에도 충실해보려고.
억지려 잊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살아보려고.
너 그리워하다가 아무것도 남지 않게되면. 새 사람도 담아보려고.
...그래서 다 비워지기 전에. 꼭 말하고 싶어서. 행복하라고.
그리고 정말. 보고싶다고.
언젠가. 길에서 만날 수 있을까.
지금도 과제와 씨름하고 있을.
미련한 디자인학도 혜진아! 보고 싶지만. 역시 그냥 행복하길.
신청곡 : 넬. 기억을 걷는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