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비추는 거울 -
이로부터 약 3달가량 지나서 쓰는 꽤 미뤄뒀던 일기.
요즘은 그나마 일기쓸 거리를 메모도 잘 안하게 되어 버렸다.
문득 노트를 보니 그나마 메모해둔것들은
글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키보드 앞에 앉았다.
어쩌면 하나의 소설이 될 지도 모르지만.
기억에 의존한 소설이니 상관없지 않을까. 일기란게 그렇지 뭐.
요새 들어 짜증이 심하게 났다.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더 초라하다더니.
요즘 내 꼴이 딱 그랬다.
중간고사 칠 무렵 마지막으로 꼬맹이를 만나고 나서. 그로부터 몇달이 지났다.
헤어진 날부터 치면 벌써 반년가까이 시간이 흘러 버렸다.
죽을 것 같던 일들도 조금씩 무뎌져가면서.
그냥 그런대로 - 아주 괜찮지만은 않았지만서도 - 살고 있었다.
그런데 타인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함으로서.
이유없는 괴로움에 빠져들었다.
벌써 20대 중반. 할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방황이라니. 부끄럽지 않니?
- 기억을 걷는 시간 -
목이 따가워서 터질때까지 담배를 피워대고.
이유없이 길거리를 서성거리고.
할 일 없이 차가운 공기를 쐬며 근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 때문에 누군가들이 이어지지 못했다.
는 문제는 어느덧 관심밖. 그냥 그 일로 떠오른 내 일로 괴로웠다.
해결된 것도. 잊은 것도 아니고 그저 덮어둔 것 뿐이였을까.
한편으로는 자조적인 생각에 비웃기도 했다.
그렇게 열렬히 사랑한다.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것이다.
위해주겠다. 고들 말하는 당신들을 부러워했지만.
어차피 당신들도 어느샌가 풍화되어 없어져 버릴텐데 뭐.
난 내 일이 엄청난 비극인양 괴로워하며 남도 믿지 않고 있었다.
남들의 감정과 사랑마저도 비웃었던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잘되지 못했기 때문에 나 때문이라고 자조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이제와선.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면.
왜 그때 그렇게 꼬맹이를 떠올렸으며 왜 그렇게 괴로워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괴로웠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끝나서도 안되는.
이 원망아닌 원망과 의미없는 회상과 이유없는 자기변명은.
그야말로 날 미치게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2009년 3월의 난 또 그냥저냥 할일들 하며 살고 있다.
물론 지금도 가끔 비릿한 기억에 쓴맛을 느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