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2009.03.25 02:48

[2009/03/23] 1000번째 날.

조회 수 47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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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번째 날 -

나는 내일인줄 알았다. 그래서 내 달력에는 24일에 표시되어 있다.

"민석 1000일". 빨간색으로 참 크게도 써놨다.

그런데 오늘이란다.

민석이랑 홍랑이누나가 서로 사랑하고 함께한 시간이 벌써 1000일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홍랑이 누나 만난건 두어번 뿐이고.

내가 그 커플 가는 앞날에 뭐 해준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써놓은 것인지.

어쨋거나 낮에 누나한테 축하문자를 보냈다.

누나 천일 축하해요~ 하고.



천일. 말로해보면 두글자밖에 안되는데 이거 의외로 긴 시간이다.

2년도 더 되는 시간. 아주 긴- 시간.

지금 생각하면 그런 시간동안 누군가와 함께한다는건 참 쉽지 않다.

실제로 나는 천일동안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런날 누군가에게 기쁘게 축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 나의 시간. 그리고 당신의 시간 -

언제고 민석이한테도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사실 오래 사귀었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는 그리 부럽지 않다.

다른 사람들도 종종 몇백일이니 천일이니하지만.

그건 그냥 그런가보다 할 뿐 크게 신경쓰거나 하지는 않는다.



또 민석이는 내 친한 친구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착잡하거나 한 기분은 절대 아니다.

나만 솔로인데 저놈들은 오래 사귄다. 요런 사소한 질투심도 아니다.



그저. 민석이네 커플을 보면.

그 커플에게 복잡한 감정이 드는것은... 같은 시간대. 뭐 그런거?

명확히 단어로 정의해서 말을 못하겠다.



내가 사랑했던 시기도 비슷했다.

억지로 더듬어보자면 우리가 약 150일 정도 더 일찍 사귀었다.

그렇게 사랑했던 나는. 아니. 우리는?

1000일을 약 100일 정도 앞두고 헤어졌다.



그리고 이 커플이 어느덧 1000일이라고 하니.

우리가 헤어진지는 어느덧 250일 가량의 시간이 흘렀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계산한 것도 아니고 그냥 반사적으로 계산이 된다.

어려운 숫자놀이도 아니고 말이지.



이제와선 죽을만큼 그립다.는 것도 아니고.

헤어진 사실을 아쉬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금은 끝나버린 나의 시간이. 생각났을 뿐이다.

되돌릴 이유도. 의미도 없는지라.

한번 떠올렸을 뿐. 그냥 조용히 친구의 1000번째 날을 축하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면. 보고싶은건지. 궁금한건지.





이런 별것 아닌 이유로 이 커플의 1000일은 내게도 참 특별하게 다가왔다.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