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충격 -
꽤 오래간만이였다. 나도 네이트를 자주하는 편은 아니지만.
(프로그램 자체는 켜 놓을지언정 보통 오프라인)
선정이는 진짜 오래간만이였다.
보통 출근하면 내내 켜두더니 요새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회사를 그만뒀나. 추측해보긴 했지만.
괜히 치부일지도 모르는 문제를 건드릴만큼 가까운 것도 아니라서.
또 가능한 은영이와 엮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으려는 중이라
일부러 물어보지도. 연락하지도 않았다. 그냥 간만이라 인사한 것 뿐이였다.
짧은 대화에. 별다른 대화도 아니였는데.
정말. 정말로 작지만. 큰 충격이였다.
- Positive Life -
사람은 아는 것만 보인다고 했다.
흔하디 흔한 말이고 나도 많이 들어봤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말이였는데.
또 오늘은 참 새삼스러웠다.
그간 내가 얼마나 부정적이였는지.
(삶에 대해서가 아니라 연애나 이성에 대해)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만나야 하는구나.
진짜 별 것 아닌 대화였는데. 그냥 그렇게 느꼈다.
물론 선정이랑 사귀고 싶다거나 등등의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앞서 말한 "이런 사람"도 절대 선정이는 아니다.
워낙 주위 인간들이 나를 여자에 환장한 인간처럼 포장해서 그렇지.
나 그런 인간이 아니란 말이다. -_-!!
아무리 개념이 없어도 헤어진 여자친구의 친구를 사귀다니. 그건 절대 아니지.
그냥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이. 그 짧은 대화가.
왠지 모르게.
사방팔방 날뛰던 내 정신세계도.
거칠것없이 나불대던 내 주둥이도.
겁없이 두드려대던 손가락도. 멈춰서게 했다.
좋지 않은 일을 전체처럼 포장해서.
마치 나 혼자 상처받은양 포장해서.
그렇게 다른건 다 필요없다고 모든걸 밀쳐냈던 내가 한심했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이고.
좋은 사람도 많다는걸 부정했다는게 한심했다.
아아. 어떤 시 구절에 이런 말이 있었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 취업난에. 이 바쁜 시절에 이러는 것도 웃기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뭐든 할 수 있을거 같았다.
그래. 좋다구. 포지티브~
별 것 없었던 짧은 대화에 나는 선정이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고.
생뚱맞은 인사에 선정이는 당황스러워했지만서도.
뭐 어때.
그건 그렇고.
이렇게 몇일동안 이성 이야기를 일기에 끄적끄적 쓰는걸보면.
자꾸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라고 해도.
나 외로운건가. 외롭다고 표현하는건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