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조회 수 39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1학기도 끝 -

이번학기는 참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딱히 죽어라 치열하게 살았던 것은 아닌데 정신차리고보니 종강한 느낌?

무엇인가 이것저것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질 않는다.

하루하루 이런식이라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왠지 이번 학기는 왠지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느낌.



방학이긴 하지만.

다음주면 바로 계절학기가 시작하는 덕분일까.

방학이 시작된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어쨋거나 방학 시작. 그래서 구미에 다녀왔다.





- 마음의 고향? -

간만에 들린 구미는 여전한 풍경을 자랑했다.

구미역 앞에서 바라보이는 좁디좁은 시내의 도로.

낮아서 바닥에 붙어있는 건물.

고사리같은 길에 걸어다니는 사람들.

구미도 결코 작은 도시는 아닌데.

이때까지 그렇게 느낀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엔 왠지 짜증이 났다.

늘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주는 구미.

근데 왜이렇게 짜증이 날까.


아. 딱 하나 변화가 있었다.

역 앞의 다모아 백화점. 갤러리 플렉스였던 건물의 재건축이 끝나고.

이제 복합 학원건물로 탈바꿈하는 것 같았다.

...나랑은 상관 없지 뭐.


어쨋거나. 구미의 풍경이 그다지 변하지 않듯.

구미시의 풍경보다 더더욱 변하지 않는 도량동의 풍경도 여전했다.

...다녀왔습니다.




- 무엇이 나를 옭아매는가? -

부모님이 모두 바쁘셨기 때문에 가족들이 모인건 밤중이였다.

아. 상록이는 내일 시험이 끝나기 때문에 오늘밤은 부모님과 나뿐.

아버지는 간만에 집에 온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셨고.

당신은 늘 검소하게 살고 계시면서도 아들을 위해 회를 시키셨다.


배달온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퇴근길에 횟집에 들리려서.

'오늘은 아들이 오랫만에 왔으니까 특별히 3만원짜리 시킬거요' 라고 하셨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찡했다.


회가 몇 첨 입에 돌아갔고 소주가 한 두잔씩 돌았다.

딱히 무겁거나 윽박지르는 분위기는 아니였지만 화제는 조금 날카로웠던 것 같다.

아무래도 상록이가 있을 땐 내 아쉬운 점에 대해선 말씀하지 않으시니까.

세번째로 부모님과 내 잔이 부딫힐 무렵.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엄마와 나는 네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고, 또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너는 너무 중압감을 느끼는 것 같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상록이를 정말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지만 그만큼 열등감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아아. 나는 말없이 부딫힌 뒤 술이 찰랑거리는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소주의 쓴 맛이 목구멍에 찌릿찌릿한 감각을 전해주고 사라진다.

뭐라고 말해야 할 것 같았는데 할 말이 없었다.

긍정하기 싫었고. 부정할 수 없는. 그런 말씀들이였다.


인정한다고 해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 하나.

집에서 부딫히는 시간이 많았던 어렸던 날들보다.

오히려 지금 부모님이 날 더 이해해주시고. 더욱 더 날 잘 알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끔은 가족이 스트레스의 시발점이지만.

가끔은 내 행동의 목적이 되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