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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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 나보다 형 같구나 -

오전에 레포트를 마무리짓고 푹 쉬었다.

왠지 오랫만에 주말 오후를 만끽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밤 8시가 조금 넘어 서울행 버스를 탔다.

상록이를 만난 것은 밤 10시 경.


상록이랑 둘이서 술을 마신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물론 가족들끼리 마신적은 몇번 있지만 둘이서 마실 기회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상록이에게 형의 취향을 전해주고자.

중국집에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겨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상록이는 캬츄사에 지원하기 위해 강남에 토익학원에 등록했다고 한다.

수업은 하루에 3시간.

수업전 스터디에 가입했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강남까지 간다고 한다.

스터디 그룹은 대부분 20대 후반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험악하다고 한다.

상록이의 말에 따르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사람들'

모여 있기 때문에 스터기 분위기가 험악하다고. 그래서 스터디 숙제도 많고 외우는 단어도 많아서.

학원 수업을 마치고도 밤 10시까지는 영어 숙제한다고 고생한다고 한다.


대단하다. 하루종일 하나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아는 인간중에 저정도 집중력을 발휘하는건 오상록과 이준호뿐이다.

대단한 인간들... 저놈들은 대성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쨋거나. 상록이와 이야기하서 쓴웃음 지었다.

상록이가 미처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상록이가 말하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사람들'이 사실 나와 같은 처지가 아닐까.

졸업을 앞둔 사람들. 갓 졸업한 사람들. 뭐 그런...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 생활은 또 느긋하고 빌어먹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짜증이 났다.

비교하는건 좋지 않은 습관이지만..

어쨋거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상록이가 나보다 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엇그제 민석이랑 통화할 때도 느꼈던 기분인데... 나 어쩐담.





- 20살은 이과두주의 오묘함을 알기엔 어린 나이 -

도착한 중국집에서 사천깐풍기와 이과두주를 시켰다.

오랫만에 마시는 이과두주는 그야말로 코와 목부분을 싸~하게 마비시켜줬다.

아. 이 싸구려 공업알콜 느낌. 너무 좋다.

정말 중국술은 내 스타일이야!!!



근데 상록이는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싫어하더라.

그래서 이과두주를 2병 마시고 소주로 바꿨는데.

당연히... 이과두주를 먹고 소주를 마시면 아무런 맛이 없지... -ㅅ-

소주가 맹물이 되는 기현상을 즐길 수 있지 않은가. 하하하. <- 이런 느낌도 나는 좋아한다.

하지만 상록이는 소주가 쓰지 않은 건 위험하다고 또 투덜댔다.



이과두주의 오모함을 알기에 20살은 어리구나.... 훗.

어쨋거나 형제가 이것저것 떠들며 밤을 보냈다. 가끔은 상록이랑도 한잔해야겠다.
  • ?
    스물스물™ 2009.07.08 04:46
    나도 이과두주.....
  • ?
    민돌 2009.07.08 13:05
    시밤 나도 이과두주 요번달은 인터넷으로 이과두주 10병 주문해라 이준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