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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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밑도끝도 없이 지난 줄거리 -

사실 21일 일기를 줄창 썻는데 잠깐 딴짓했더니 자동 로그아웃되서 글이 없어졌다.

나름대로 일이 많았던지라 꽤 길게 썻는데 날아가니 탈력.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회사가 일찍 끝났다.

아버지, 어머니, 나, 경훈이형 넷이서 원호지구에서 밥을 먹었다.

밥먹으면서 술을 마셨다. 조금 많이 마셨다.

이후 부모님께서는 파산으로 가셨다.

나는 경훈이형과 2차를 갔다.

2차를 간 곳은 공단동의 노래방. 노래방에서 아가씨 불러서 놀았다.

재밌게 놀고 택시타고 집에 왔다.

그리고 아침.





이상 밑도 끝도 없는 지난 줄거리!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도 아프지 않았고 여전히 컨디션은 쾌청.

내심 어제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기분이 좋았다.

그럴 것이 두통하나 없이 컨디션이 꽤 좋았기 때문이다. 룰루랄라 출근준비를 했다.

어제 어머니 차에 가방을 두고 내린지라

차키가 없기 떄문에 오늘은 좀 일찍 출근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 운동도 하고. 시원히 씻고 집을 나섰다.

일을 시작한 이후로 차 없이 출근하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두근두근.




하지만 채 10분도 걷지 않아 어머니를 만났다.

마침 나는 잘됐다 싶어 어머니께 차에 두고 내린 가방을 달라고 했다.

그래. 재앙은 이때부터 시작이였다.



어머니는 정색을 하시고 혼내셨다.

어제 오리고기를 먹고 두분께서 가실때 내가 가방을 챙겼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나는 차에 두고 내렸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것.

그래. 나는 이른바 블랙아웃현상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 확실히 기억하고 있지만 부분부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방. 이였다.

가방에는 지갑. 차키. 회사 열사가 있었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낭패였다.



일단 출근은 집에 있던 예비키로 했다.

차를 타고 출근하며 어제 있었던 일을 나름대로 곱씹어보기 시작했다.





- 회상 -

어제 부모님께서 파산으로 가신뒤 경훈이 형은 2차에 가자고 했다.

나도 그다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OK했다.

그런데 경훈이형은 술이 아닌 노래방이 가고 싶었었나 보다.

그것도 형이 자주가던 공단동에 있는 노래방.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긴 했지만 결국 형이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래방에 가는 것도 OK했다.



택시 타고 가는 동안 경훈이형이 토했다.

나는 택시 안에서 저 형 괜찮나? 하고 나름대로 걱정했다.



노래방은 처음 갈 때만큼 당황스럽진 않았다.

그렇다고 박부장이나 서과장이 꼬시듯 아가씨를 더듬는 것은 할 수 없었다.

꼭 해야 할 이유도 없고. 꼭 그런 것을 배워야 할 이유도 없었고.

아가씨가 정말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였고.

무엇보다 부끄럽기도 했고 -내가 순진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뻔뻔하진 않지만 부끄럽긴 하더라.

그래도 안주 먹여주며 술 따라주며 하니 술이 잘 넘어가긴 했나보다.




지금 돌이켜보면 노래방에서 놀았던 것도 나름대로 재앙이였는데.

당시의 정황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기에 크게 문제삼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가방문제만 아니였다면 이리 곱씹고 있지도 않았겠지.



시간은 2시간. 안주는 2개. 술은 2박스(2짝이라고 하는게 표준어인가?)를 마셨다.

그정도 놀고나서 나와서 나는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택시에서도 가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 차에 놔두고 왔다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니까 오늘 일찍 일어나서 룰루랄라하며 출근준비를 서둘렀던 것이 아닌가.




...젠장. 곱씹어도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낭패.





- 후일담 : 끊긴 필름의 조각을 되찾다 -

가방은 어이없게 찾았다.

경훈이형이 들고 왔다. 어제 내가 노래방에 두고 갔었다고 한다.

경훈이형은 나와 달리 대부분의 상황은 기억 못하지만 가방만큼은 챙겼다고 한다.

다행이군.



이리 얼렁뚱당 넘어가면 좋았겠지만

이미 아침에 어머니께 알려져서 - 무엇보다 내가 가방을 기억못해서 -

일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다.




왜 가방만 기억을 못한거지? -_-

후에 계산서 등으로 확인해본 결과.

오리집에서 아버지께서 반병. 어머니께서는 한잔. 나랑 경훈이 형이 나머지 소주를 다 마셨는데.

오리집에서 계산한 소주는 총 7병이였던 것 같다. 흠...

그리고 노래방에서 맥주 2박스.





...과하긴 했군.

대부분을 기억해서 문제 없다 싶었더니 가방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나한테도 이건 너무했다. 라고 와 닿을 정도로 이건 큰 문제.



술 세지도 않은데 남들이 세다세다 하니까 그런줄 알았나보다.

앞으로는 술 자중해서 마셔야겠다.




맨날 끊기고 싶다~ 했는데.... 벌 받은 것 같다.





- 후일담2 : 늘 하는 이야기지만 사람간 거리? -

어머니껜 정말 많이 혼났다.

스스로 잘못했다고 느끼는지라 아무말 않고 들었다. 모두 맞는 말씀이다.



내 입장의 특수성 때문에 어머니께서는 흐트러지지 말 것을 강조하셨다.

정말 흐트러지게 놀고 싶을 땐 친구들과 함께하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조금 서글펐다.

구미가 어느새 이렇게 외로운 도시가 되어버렸을까.



모두들 사는게 바쁜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그간 내 행태를 곱씹어야 할까.





- 후일담3 : 생일 축하해~ -

하루종일 술로 인한 뒷처리를 하느라 민석이 생일이란 것을 늦게 깨달았다.

급하게 뭘 줄까 곱씹어 봤지만 난 상품권은 왠지 주기 싫단 말이야...

그러다가 무심하고 나쁜 친구로 민석이 생일이 지나가버렸다. ㅠ_ㅜ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