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31] 합성수지 싫어! 막걸리 좋아!

by 라인 posted Sep 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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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충격과 공포 때문에 본의아니게 업계단어가 나올지도...

이것은 마치 여자애들한테 군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올 것 같지만...

(요는 잘 모르는 이야기 해봐야 재미없다는 것)

그래도 오늘 있었던 사건이니 써 봐야겠다. 으악. 아자. 오예.





- 충격과 공포의 PEEK -

PEEK는 합성수지의 일종. 얼핏 보면 플라스틱과 비슷하다.

뭐 나도 자세한 것은 모르니 더 궁금한 사람은 네이년에게 물어보길...

사실 대충 써 넣으려고 했는데 네이년이 이상한 소리만 해대길래 일단 패스.



어쨋거나 정리하면.

내게 있어 PEEK라는 녀석은. 그냥 다루기 힘들고 단가 비싼 재료일 뿐이다.

때문에 알루미늄(중에서도 AL6061)이나 연강(SC45C)나 다루는 내겐 꽤 생소한 녀석.

아니. 생소할 수밖에 없는게 단가도 높고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

보통은 내가 잘 다루지 않는 녀석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맡게됐다.

그것도 생가공이 아니고 선반에서 1차가공이 되어서 온 녀석이였다.

전에 한번 가공하는 걸 봤기 때문에 기억을 되살려서 셋팅.

OK사인을 받고 기계를 돌렸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1차 기공 때 PEEK가 깨지는 사태가 벌어졌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시도한 2차 가공 때는 탭(TAP)이 부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연히 이쯤되면 나는 패닉상태.

여러 조언을 구해보니 PEEK는 쇠가 아닌지라 열에 약하다고 한다.

결국 이리저리 헤메다가 잘 안되는지라 기계를 옮겨봤는데.

다른 기계에서는 잘만 가공되는 사태가 발생(..).

결과적으로는 가공을 완료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내가 7개 가량 불량냈기 때문에 완성품이 발주량보다 모자르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래저래 창고 뒤져서 재고가 있었기에 망정.





뭐. 그리고 당연히 비아냥을 좀 들었는데(PEEK가 알루비늄보다 몇배는 비싸다고...)

애초에 그토록 섬세한 물건이면 미리미리 좀 가르쳐줘도 되잖아!!!!!!!!!!!!!!

내가 맘대로 가공하는건 아직은 알루미늄 뿐이라구 ㅠ_ㅜ

(솔직히 연강계열은 할 수는 있을 같긴 한데 좀 무섭다)





뭐. 그래서 이날 오전부터 컨디션이 좀 안 좋았는데. 이게 끝이 아니였다.





- 충격과 공포의 ACETAL -

아이러니하게도 이날은 알루미늄이나 연강가공이 없었고.

하루종일 수지만 다루는 낭패가 벌어졌다.

놀 수는 없으니 일단 프로그램짜고 셋팅하고 검사를 맡아가면서 가공가공.

알루미늄이였다면 한큐에 해버릴정도로

간단한 설계품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꽤 공들여서 가공했다.

그리고 완성된 가공품의 치수확인. 좋아 잘 됐군. 마무리 작업을 하자!




하고 사상용 드릴을 빌려왔다.



...그리고... 드릴을 대는 순간 아세탈이 툭 깨져버렸다.

그렇다. 수지는 약해서 마무리 공정하는 공구와 방법이 따로 있었던 것.

결국은 또 비싼 소재 날려먹었다고 한소리 듣고야 말았다.

아니 그랬으면 사상용 드릴 빌릴때 말렸어야 할거 아니야. 으아아악.





대충 하루종일 날려먹은게

PEEK 가공품. ACETAL 가공품. M3.0 TAP 1개...

어림잡아 5~6만원은 되겠다. 입사한 이래로 최악의 날이였다.

무엇보다 열받은건 사건이 터진 후의 비아냥.

악의는 없었겠지만 입장 때문일까 사장 아들 운운하면 뭔가 서글프다.

뭐. 이겨내야지. 티내진 않았다(아마도).





- 술이 땡긴다 -

우중충한 기분으로 집에 왔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왠일로 민석이의 댓글과 글이 있다.

술이 땡긴댄다. 바로 문자를 보냈다.




...사실 나도 분노 폭발 직전이였거든.




그래서 술 마셨다. 간만에 찔끔찔끔 안 먹고 들이켰다.

많이 먹었다는 이야긴 아니고.

돌이켜보면 간만에 편한 술자리라 정말 즐겁게 놀았다.

생각해보니 민석이 사정은 아랑곳않고 나만 너무 열심히 놀고 떠든 감도 있지만...

사정이라니 야해!(어?)





여튼. 하루동안 짱난거 술 마시면서 다 풀었다.

그날 안 마셨으면 몇일은 우울했을 듯...(계속 수지가공 했었거든 ㅋㅋ)





덧. 민석이는 준호와 마찬가지로 날쌘돌이에 합류한댄다. 술 끊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