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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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도 바람은 핀다 -

...는 사실은 사실 내가 잘 아는 이야기다.

겪어본 적도 있는데 모를리가 없지.



그것 때문에 한강가에서 소주도 마셔봤고.

바다로 훌쩍 떠나서 디카 잃어버리고 온 적도 있는 걸.

아.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나의 아련한 추억이여.

그래도 나름 스트레이트 하게 살았구나. 기특한 나 녀석.

...어?




뭐 여튼. 그건 그건데.

오늘 회사에서 어떤 형 폰을 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왔다.

내용도 짧았고 사실 그렇게 까지 자극적인 어투도 아니였다.

그런데 나는 너무너무 놀랬다.



"다음 주에 남편 제주도 출장가~ 신나게 놀자"



어... 음...

결혼이 평안한 생활의 종착역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어쩌면 너무 안일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왜 남자나 여자나 불장난은 하지만 결혼을 하면 더이상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지.

그 형은 "내 마누라는 이럴 일 없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 아... 아... 세상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너무 심하게 데여서 그런지 이런 문제만 나오면 과하게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다.

에휴... 나. 결혼은 하려나.





- 형, 나 술마시고 싶어요 -

오늘도 3일 째.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싶었는데 아직 고작 3일이다.

연애하면서 처음 있었던 일도 아니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 나오는 패턴은 한결 같았지.



일 하다가 형한테 "형, 월급날인데 소주 한잔 사주세요"라고 했다.

의외로 순순히 사준다고 해서 - 그 형은 술을 안 마신다 - 퇴근 후에 소주 한잔했다.

아. 둘이 마신건 아니고.

어쩌다보니 회사 사람 너댓명에 형수들도 한둘 나왔을 정도로 큰 자리가 되어버렸다.



사실 술 자리는 별로 재미없었다.

마시다보니 다들 자기이야기만 하는데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라 리액션만 취했다.

원래 아랫사람은 리액션. 윗사람은 지 꼴리는대로 하는 것 아닌가.

회사 밖이라도 어차피 계급은 회사에 있을 때랑 다를게 없다.



어차피 그럴거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오늘은 술이 마시고 싶었다.

그냥. 술이.



그러고 있자니 문득 준호가 몇일 전에 이야기 했던 죠니 워커 블랙이 생각났다.

아우. 난 재미없는 사람들이랑 먹는데 술도 소주에 감자탕이야.

이럴거면 나도 죠니 워커를 부탁해!

된장된장.





- 3일 만에... -

집에오니 대략 12시. 씻고 침대에 누웠다.

많이 마셔서 그래도 뻗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였는데 별로 마시지도 못했고.

확 취해버린 것도 아니라서 애매한 기분으로 드러누웠다.

자려고 뒤척거리는데 폰이 울렸다.



아. 문자다. 3일 만이군.

예상 못한건 아니지만 나름 참신했던 짧은 문자.

그리고 답장을 보냈다. 나른한 몸을 움직여서 터치버튼을 꾹꾹 눌렀다.




서로 자존심만 세우다가 결국 이거다.

손 한번 내밀기가 싫어서 발톱만 세웠던 결과가 이거다.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