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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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 궤도 : 새로운 마음가짐 -

드디어 오늘부터 정상적...이라기엔 살짝 미흡하지만... 어쨋거나 업무가 재개됐다.

간만에 기계를 만져서인지 살짝 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깨끗한 기계와 테이블, 내 자리 등등에 꽤 기분이 좋았다.




점심 때는 마트에 다녀왔다.

이사하면서 이래저래 파손된 - 안그래도 노후가 심했다 - 키보드와 스피커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건 보통 회사 경비로 결제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스피커는 개인적으로 필요해서 사는거라서 별수없이 내가 결제.

...사실 스피커는 이사하면 다른 사람에게 꽤 좋은걸로 뜯어내고 싶었지만.

막상 주위를 둘러보니 뜯어낼만한 사람이 없어서. 없어져서. 등등.

결국 마트에 가서 평이한 스피커를 구입했다.



그래도.

새 공장에. 새로운 내 자리에.

마치 새로운 것 같이(푸핫) 깨끗히 청소해 놓은 내 장비에.

더럽긴 하지만 나름대로 깨끗이 닦은 작업 테이블에.

(비교적) 새 컴퓨터에.

낡았지만 쓰는데는 지장없는 마우스에.

새 키보드에 새 스피커!

그리고 사무실에서 얻어온 프린터까지!!!

(기름쟁이에게 있어 내자리에 프린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아느냐!)



아. 뭔가 새롭다. 새로워.

일이라도 신나게 해야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지 않겠어?





- 아버지와 할머니 -

가끔 어머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버지는 할머님을, 즉 당신의 어머님을 굉장히 좋아하셨던 것 같다.

신혼에는 할머니가 집에 내려오시곤 하면.

아버지는 꼭 한 새벽까지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주시고. 또 같이 주무셨다고 한다.

(뭐, 이건 엄마한테 두고두고 씹히는 안주가 되기도 하지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도 열심히 간병하셨고...



이사하고 난 뒤에 정리할게 꽤 많은지라.

여기저기서 열심이신 아버지를 보는데, 문득 아버지 얼굴에서 할머니 얼굴이 보였다.

그래서 잠시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아버지께 말했다.

"아버지, 이제보니 할머니 닮으셨네요?"




...난 대수롭잖게 말한건데 아버지께선 굉장히 의외라는 듯 놀라셨다.

그리고 나름 기뻐하시는 것 같더라.

난 왜 30년 가까이 살고서야 아버지에게서 할머니를 보았을까.




뭐. 어쨋거나. 나도 엄마한테 잘 해야겠다.

라는 밑도 끝도 없는 훈훈한 결말로 오늘의 일기는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