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요한 건 "사람" -
계를 하기로 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너무 인간관계가 좁은거 같아서.
이래저래 한걸음 나아가 봐야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분명 나에게는
민석이나 준호, 홍식이 등 좋은 친구들이 있고.
여자는 연인 하나로 족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걸 최근에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나는 얇은 인간관계는 필요없다고 생각해왔다.
좁디 좁은 인간관계라도 한명, 한명과의 관계가
깊은 관계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한살, 두살 나이가 들기 시작하고 또 각자의 생활영역, 사회적 영억이
생기기 시작하니깐 아무리 가깝더라도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더라.
또 친구 뿐 아니라 연인에게 의지하는게 크다보니,
이별 후엔 너무 큰 빈 공간이 생겨버리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뭐랄까. 마치 수첩에 모든 걸 다 기록해두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수첩을 잃어버려 연락처고, 일정이고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는 그런 느낌?
어떻게 보면 조금 비겁한 선택이지만.
혼자 있는 틈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어서.
또 사회적으로도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싶어서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해"라고.
나이가 들다보니 인터넷이나 커뮤니티엔 큰 흥미를 잃어버렸다.
얇디 얇은 관계에 진 빼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고.
(미리 말해두지만 물론 좋은 사람들도 많다)
얄팍하게 이성이나 찾는 내 또래의 남자들 보는 것도.
착한 척, 다정한 척 하며 어린 애들 한번 따먹으려는 것도 별로 보기 싫고.
한편으론 어린 애들끼리 서로 꺅꺅 거리는 것.
도 이젠 쫓아가기 힘들어서... 온라인 쪽은 포기했다.
생각해보니 난 게임도 준호나 민석이, 혜진이나 영란이 등
직접 아는 사람들이랑 하거나 그들에게 소개받은 사람들이랑 했지,
그냥 순순히 온라인에서 엮인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다.
게다가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원하는 "사람관계"는
온라인에서 구축하긴 쉽지 않을거 같아서 이쪽은 포기.
결국 "친구"들을 선택했다.
내가 하고 싶다고 사람을 만나고.
내가 하고 싶다고 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이건 민석이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민석이가 마침 계를 하나 시작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고 제안해준 것.
다행히 고등학교때 친구들이라 나도 일단은 면석이 있는 아이들이라 어렵지 않게 녹아들 수 있었다.
급하게 툭. 끼어든 만큼 눈에 띄지 않게 잘 지내봐야겠다... 싶다.
- 그래서 하게 된 "계" -
계는 여섯시부터. 옥계에서.
그래서 다섯 시 반에 일을 끝내고 훈민이와 함께 민석이 방에 갔다.
뭐. 결과적으로 모두 모인 건 9시.
사실 난 굉장히 짜증이 나 있었는데 그다지 표현할 입장이 아닌지라 참았다.
물론 그것도 놀다보니 자연스레 녹아내렸지만
기약없이 무작정 기다릴 땐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또 하나 놀란거라면 내가 굴러 들어온 돌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모두 자연스레 받아줘서(무관심일지도) 다행이였다.
이래저래. 이것도 새로운 한걸음.
그래. 계속 걸어가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