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란이 이야기 -
오늘 낮에 있었던 이야기.
동권이형이 칩(절삭 가공할때 나오는 부산물)이
자기한테 튀는걸 막아주는 판이 불편하다고 새로 만드려는 것 같았다.
공장을 여기저기 기웃대고 있길래 별 생각없이 물어봤다.
"뭐 찾아요?"
아. 칩은 막아줘야 하는데 건너편이 보여야하니깐.
큰 아크릴판이 있으면 좋겠다고 찾는 중이랜다.
하지만 여긴 가공 공장이니 대부분 다 알루미늄이나 쇠, 서스(스테인레스)지..
굳이 따지만 아크릴은 합성 수지이지만,
아크릴을 가공할 일은 거의 없으니 아크릴이 있을리 전무하고...
...하던 찰나. 떠올랐다.
"저 차에 아크릴판 큰거 있는데 드려요?"
그래. 잊고 있었다. 내 차에 아크릴 판 큰게 두판 있었다.
예전에 영란이 설계 모형 만들 때 형곡동에서 산 것들이다.
돌이켜보면 그리 요란 떨 정도의 모형은 아니였는데.
그땐 왠지 해보고 싶었다. 같이 모형 만드는 것.
이왕이면 설계 점수를 잘 받았으면... 싶기도 했었고.
뭐. 결과적으론 내 손재주가 부족했나 썩 잘만든 모형은 아니였다.
으으으. 아쉬워라. ㅠ_ㅜ
어쨋거나 내 차의 아크릴판은.
그때 모형 만들고 남은 걸 내가 갖고 있었던 것.
보기엔 아크릴판 두개지만 이게 또 의외로 비싸서 가격은 제법 되는 편이다.
무려 한 판당 8000원... (가격 탭이 아직 붙어 있더라).
동권이형이 가격 탭 보고 제법 비싸다며 써도 되냐고 물어봤다.
...엄밀히 따지면 내 건 아니지만...
주인쪽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을거고... 기억한다한들 받으려 하지 않겠지.
받으러 오는 수고를 할 것 같진 않고.
내가 주러 가봐야 민폐일 거고.
택배로 부치기엔 부피가 참 애매모호한 녀석이라...
그냥 쓰세요. 라고 했다.
"그런데 네가 이런걸 왜 갖고 있냐"는 질문엔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생각지도 안한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이라.
뭐랄까. 잔잔하지 못한 마음 한구석에 또 누가 돌을 던진 기분이였다.
- 뭐 어때 -
지금은 덜하지만.
엄마도. 회사 사람들도. 한동안은 친구들도. 아직도 몇몇 친구는.
내가 사과하고 영란이를 다시 잡을 것을 권하곤 했다.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뭣 하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내 여자는 나만 깔 수 있다"라는 가치관 덕에.
대외적으론 무조건 내가 나쁜 놈임. 자세를 고수했더니. 돌아오는 여파가 강하고 기네.
뭐... 옛날에도 그랬지만.
난 원망하다가. 흐릿해졌다가. 결국 추억화하는 사람이니.
역시. 남들한테는 괜찮은 여자로 기억되는게 좋겠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스치듯. 떠올린 하루.
- 소고기가 튀김이 됐넹? -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는 수요일.
민석이랑 같이 소고기 먹으러 갈까. 말까. 이러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잔업크리.
덕분에 컨디션이 굉장히 나빴다.
그래도 밤에 민석이가 놀러왔고.
순천향 병원 앞 포장마차에서 분식 사먹으며 소주 한 잔 했다.
소고기가 튀김이 됐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