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 -
솔직히 말하면
난 개인정보라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물론 세상사람 모두에게 내 개인정보를 읊조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뉴스에 나온 유출 소식을 봐도 사실 무감각했던 것이다.
그런 위험이 어떻다는게 피부로 느껴지지도 않았고.
또 반복되는 뉴스 속에서 어차피 나에 대해서 알만큼 다 알겠군.
하며 비웃기도 했으며.
중요한 결제 같은건 어차피 인증과정이 필요하니 문제없어.
라며 근거없이 믿기도 했다.
결론은 별 관심이 없었다는 거다.
- 산동 참 생태숲 -
가끔 가는 곳이다. 산동 참 생태숲.
전에 영란이랑 우연찮게 갔던 휴양림 옆에 있는 곳인데.
첫날에 받았던 느낌이 꽤 인상깊었기에 가끔 머리 식히러 다녀오곤 한다.
그래. 마음에 드는 곳이다.
척 봐도 꽤 신경써서 조성한 듯 이것저것 많은데 비해.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어딘가 외로운 곳이다.
뭐랄까. 혼자 내버려진 예쁜 소녀? 아가씨? 그런 느낌이 든다.
굉장히 세심하고 예쁜 사람이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어두운...
그래서 가끔 힘들거나 머리가 복잡하곤 하면.
나도 가서 하릴없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럴때면 왠지 나만의 공간 같아서 이유없이 뿌듯하기도 했고.
오늘 간 것은 굉장히 오랫만이였다.
요 근래는 그만큼 머리 아플 일이 없었다는 뜻이였겠지?
그리고 오늘 가서 꽤 놀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쉽게도 이제 그곳은 나만의 장소는 되기 어려울 것 같다.
2011년 구미시 정책 중 산림 관리에 관한게 있었는지
산 아래쪽엔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공사차량도 한두대보였으며
공원 자체도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아니. 애초에 몇번 왔음에도 산동 참 생태숲이라는 이름도 오늘 처음 알았다.
지금은 안내 패널이 생겼으니...
이때까진 없던 관리인도 있었는데.
내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서 있자니 관리인이 어서오라고 말을 건넸다.
물어보니 요 근래부터 다시 관리가 재개된 듯하며.
요즘은 평판이 좋아져 노인분들이나 아이들의 소풍 장소 등으로도 쓰이는 것 같다.
관리하시는 분은 정말 식물을 좋아하시는 듯
나와 이야기 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물을 주고 계셨다.
좀 더 유명해지면 야외 음악회 같은 것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확실히 한바퀴 돌아보니. 이전과 다르게 깔끔하다.
그 전에도 올때마다 조성할 때 얼마나 신경을 썻는지 느낄 수 있었는데.
하물며 제대로 관리를 하기 시작하니 제법 모양새가 난다.
한편으론 조금 씁쓸했다.
뭐랄까. 좀 비겁하지만. 나만의 것이 아닌 느낌이랄까.
처음 영란이란 왔을 땐 정말 숨겨진 비밀장소를 찾은 느낌이였는데.
이제 그런 느낌은 없구나 싶어 좀 아쉬웠다.
뭐. 어차피 위치적으로나 성격상.
엄청 붐비진 않겠지만.
아직까진 그래도 가끔 찾아와서 바람 쐬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 연인이나, 친구들 데리고 소풍와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구미라서 가깝기도 하고.
- 개인정보 Part.II -
생태숲에서 사진을 찍은 나는.
잠깐 옛일도 곱씹고. 가져간 먹을 것도 냠냠 씹어먹었다.
먹으면서 찍은 사진을 미투데이에 올리려 했는데...
어? 내 미투에 최근 새 글들이 생소하다. 뭐지?
성인...화상...채팅?!
작성자는 나??!
게다가 지금도 하나 둘씩 계속 올라오고 있다. 뭐야 이거!
비밀번호를 바꾸고 포스트를 지우려고 했는데 폰에서는 쉽지 않더라.
그래서 급하게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전화했더니.
휴일이라 그런가 아무도 집에 있는 사람들이 없더라.
젠장. 혼자 유유히 생태숲이나 보러 오는건 나 뿐이고.
다들 만날 사람도 많고 바쁜거야!? 하면서 짜증을 내봤지만 어쩌리오.
결국 마음만 급해지고 사태는 해결하지 못해 바삐 산에서 내려왔다.
결국 집에 가는 도중에
휴일에도 공부하러 간 상록이와 통화가 되어.
상록이가 비밀번호를 바꿔줘서 한숨 돌리고 여유로이 집에 왔다.
그래도 이런 문제로 이렇게 직접 느껴보긴 처음이다...
앞으론 조심해야겠다. 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