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만에 -
아침 일찍 민석이네 별장을 나서 구미로 돌아왔다.
민석이도 출근하고 대부분 다 휴일에도 일정이 빡빡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누워서 겔겔대느니
일찍일찍 움직이는게 적절한 판단이였다 싶기도.
어쨋거나 회사로 돌아오니 약 9시.
바로 집에가자니 귀찮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이 이르기도 해서.
결국은 회사 안에 들어가서 인터넷이나 하며 시간을 때웠다.
물론 "오늘의 시공"도 잊지 않고 플레이 했고.
그렇게 한두시간 쯤 때운 뒤 집에 가려는 찰나.
휴대폰이 삐링삐링 울렸다.
뭐지? 하고 터치해보니 뜬금없이 경아한테 문자가 와 있었다.
요 근래는 연락이 뜸했는데, 그것보다도 내용이 독특해서 눈이 갔다.
주된 감상은 이랬다.
...낼 모레면 서른인 애가 또 왜 이렇게 궁상맞게 있는거야 -_-
미묘하게 피곤한 상태에다가
어젯밤에 술을 오만상 섞어 먹어 조금 머리도 아팠지만.
바로 집에 가기엔 또 아쉬웠기에 결국 고민 끝에 차를 대구로 몰았다.
문득 생각난 거라면 여자친구를 제외하고
만나기 위해 차를 시외로 몰아본건 처음이였다는 것과.
바로 2주전에도 영대 간다고 이 길을 한번 달렸었다는 것.
- 여전히 -
새삼스럽지만 네비게이션 없으면 어떻게 길을 찾아갈까 싶다.
전혀 가본적도 없는 대구에.
어떤 특징적 장소도 아닌 그냥 경아네 동네에 찾아갈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네비 덕분이니까. 새삼스레 감탄감탄.
운전도 하다보니 조금씩 장거리 운전에도 익숙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겠지만.
간만에 만난 경아(2007년 이후 처음 만났다)는 그야말로 예전과 똑같았다.
예전과 비교해 살이 조금 빠진 덕에
보기 안쓰러워 보이는 것 외엔 별다른 차이점이 없더라.
무엇보다도 그 쫑알거리는 것과 성격 등은 왠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바뀐게 없었다.
잠깐 앉아서 이야기 좀 하다가 점심을 먹고 구미로 돌아왔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몸은 조금씩 자라서 성숙해지고, 이윽고 노쇠해져간다.
과연 우리들의 마음, 정신은 어떨까?
몸이 자라고 늙는 만큼 내 마음과 정신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을까?
새삼스레 오랫만에 경아를 만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린 20살 때와 무엇이 달라졌나. 그저 찌들어버린 것 뿐은 아닐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