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
이번달 카드 명세서를 보고 받은 느낌은. 그야말로 "깜짝 놀라다"였다.
생각없이 긁어대기도 했군... 하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뭐하느라 이렇게 쓴거람... 하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봤다.
개인적으론 잘 느끼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니 꽤 질풍노도의 시기였나 싶기도.
언젠가의 연애엔 늘 돈이 없어서 여자친구가 늘 쨍알댔다.
당시엔 나도 힘들어서 몰랐는데. 좀 지나고 보니 되게 미안하더라.
돈이 없었다는게 미안한게 아니고 뭔가 많이 해주지 못했다는게 미안했다.
뭐. 나름 열심히 하긴 했지만.
그래서 요 근래에 연애할 땐 무조건 (나름) 좋은 걸 먹이려고 했었다.
(때문에 은영이가 늘 "변했다!"라고 윽박질렀다. 헹)
물론 어줍잖거 조금 사주고 되잖은걸로 괴롭혔었다는건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역시 먹는 것만큼은 맛난거 먹이려고 했었다.
뭐. 그것 말곤 딱히 잘해준게 없을지도.
그 외에 쓸데없이 밥 사먹고. 쓸데없이 술 사고 한 것들이 한가득이였다.
돌이켜보니 개랑 술 마신 것도 있고 개들이랑 술 마신 것도 있고 멍멍이랑 술 마신 것도 있고.
에휴. 온통 개들이랑 술 마신 것 뿐이네.
그리고 요 근래.
반대로 이제 좀 돈을 아껴보자. 라고 생각했더니.
눈에 띌 정도로 밥이나 술을 밖에서 먹을 일이 없어졌다.
안 먹는게 아니라 못 먹는 것.
사람은 역시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해.
하지만 돈 쓰는건 좀 더 신중히 해야겠다 싶었다.
내 앞에서 방싱방실 웃고 있다고 반드시 내 편은 아니고,
내 앞에서 싱글싱글 웃고 있다고 반드시 내가 힘들 때 도와주진 않더라.
내가 잘 살아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