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매순간 선택의 연속 -
기사공부를 하다가 질려서 책을 덮었다.
배가 고프긴 한데 마땅히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어서.
그냥 물을 마셨다. 갈증나지 않을때 마셔도 물은 참 시원하다.
물 같은 사람이 되어보자. 으쌰으쌰.
....뭔 소리람.
다시 책상에 앉았는데 공부가 도통 되지 않았다.
그래서 몸을 돌려 컴퓨터 앞에 앉았다.
쓸데없이 뉴스를 읽다가 별 생각없이 싸이월드를 했다.
일촌만 맺어놓고 연락 안하는 사람들 싸이를 오랫만에 구경했다.
원래 내가 싸이를 잘 안하는 편이라 신선했다.
그리운 사람들 사진이 많이 보였다.
영남대 다닐때 아캐디아 사람들...
상구형. 창일이형. 창규형. 경애누나. 병철이형... -ㅅ-/
생각해보면 대학교 1학년때는 친구들이랑 술 마신다고. 은영이랑 논다고.
동아리엔 별로 나가지도 않았고. 참가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게다가 군대가기 전만 해도 설계 성적만큼은
의외로 그럭저럭 나왔었기 때문에. 별다른 공부도. 노력도 안했었고.
때문에 건축과에. 아캐디아엔 별달리 아는 사람도 없다.
그냥 나만 몇몇 사람을 좋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때라면 몰라. 이미 쌓아온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나도 아캐디아사람이였지만 지금은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그게 아쉽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연애보단 학교 생활을 해보고 싶다.
뭐. 연애는 몰라도 친구들이랑 논것도 재밌었으니.
다시 돌아가도 대학교 1학년 생활은 역시 음주가무와 함께일려나?!
준호같은 애들은 놀았던게 후회된다던데.
난 아직 철들려면 멀었다.
여튼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 싸이월드를 타고 다녔다.
그러다가 현욱이형 싸이를 찾았다.
현욱이형은.... 내겐 굉장히 어려운 사람이였다.
성격이 조금 무섭기도 했고(졸업직전에는 오히려 순해지셨던거 같다).
나이차가 나기도 했고...
기억으론 10기 였을테니 나보다 5살이 많을거다(내가 15기)...
여튼. 내겐 굉장히 생소하고 다른 세상 사람 같았다.
어딘가 철학이 담긴 듯한 말. 모두에게 인정받는 실력. 나와는 다른 어른스러움.
뭐 그런 여러가지 것들.
(지금 내가 그때의 현욱이형 나이가 되어 있음을 떠올리니 갑자기 짜증이 난다)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공부를 계속한 현욱이 형은.
지금은 시카고 건축 설계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다.
방명록을 보니 많은 건축학도들이 형에게 방명록을 쓴 것을 하나하나 읽어봤다.
한때 내 우상이였던 혜연이도 있었고. 그외 기타 등등...(웃음)
잠시 머뭇거렸다. 방명록을 써야하나.
뭐. 앞에 썼듯이 난 아캐디아란 동아리는 참 좋아했고. 좋아한다.
다만 사람들이 날 모르고. ㄱ-
그렇게 시간이 흘러버려 이제는 어쩔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난. 더이상 건축학도도. 영남대학교 학생도 아니니깐.
최근에와서야 느낀다.
이제서야 내가 "타지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걸 느낀다.
아쭈. 말이 샌다.
돌아가서. 현욱이형 방명록을 쓰려다 망설였다.
왠지 "건축을 그만둔 내가 미묘하게 나쁜 놈"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결국 방명록은 썼다. 짧게.
편입한지 1년이 지났고. 지금도 바삐 공부하고 있지만.
나는 남들이 빛나는 인생을 보면서.
내 인생과 내 선택에는 아직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게. 참 싫었다.
배고프다. 먹을거 없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