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작품이야기 -
오늘 졸업작품 회의가 있었다. 아니 있을 예정이였다.
우리 조장님은 회의랍시고 불러놓고 갑자기 급한일 생겼다고 취소했다.
비일비재 했던 일이라 큰 감흥도 없었지만.
나는 참 질리지도 않고 리액션을 취하는 주의라 여전히 분노했다.
우리 조장님은 이번에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래서 사업이 바쁘셔서 수업도 월요일, 화요일 주 2일 수업으로 타이트하게 맞추셨다.
사업자 등록증부터 각종 서류도 있는데. 차라리 취업계를 내던가.
학교에 남아서 자기가 다 할 것처럼 말하고.
회의때는 "너는 아는게 없으니 문서나 만들어라"라고 개무시하면서.
실제로 지금까지 내가 들은 말은 "바빠서 아무것도 못했다"라는 말 뿐이다.
조가 이미 짜였으니 안 볼 수도 없고.
형이니까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그야말로 짜증의 연속이였다.
- 술 -
생각해보니 1학년때를 제외하곤 개강했다고 술 마시고.
뭐 이런 일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은데.
어째 올해는 이전에 다니던 때보다는 술자리가 조금 늘은 것 같다.
이럴거면 학교 조금 더 다녀도 되겠다는 철 없는 생각도 해봤다.
학생시절의 마지막에 이러는 것도 웃기지만.
여튼 회의가 20분 전에 급작스럽게 캔슬되는 바람에.
어영부영 조장님 빼고 모두 모여있던 우리는 가볍게 한잔하기로 했다.
간 곳은 상명대 앞의 횟집.
어째 우리 졸작 모임은 자연스레 여기로 모이는 것 같다.
회 제일 작은게 만원이라 크게 부담이 없기 때문인것 같기도.
의외로 마시다보니 이날은 쉽게쉽게 분위기가 업됐다.
시종일관 조장님에 대한 불만만 여기저기서 펑. 펑. 펑.
그러다가 여자이야기. 이성관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등 사소한 이야기들의 나열. 나열.
뭔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없으면 술 가져오고. 회 시키고 했더니. 술 값은 거의 7만원에 육박하게 나왔다.
뒤돌아보니 광어 1접시. 우럭 1접시. 오징어1접시. 소주 9병. 기타 등등.
사실 정확히 기억안난다.
뭐 사실 그리 비싸게 마신 것도 아니였지만.
현금이 없었던 나는 돈을 걷어서 아버지 카드로 긁었다(눈물).
- 철딱서니 없다 -
술마시던 와중에. 문득 충민이형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었다.
나보다 3살 형인데. 생각도 깊고. 조의 불화 등도 잘 조율해주는 멋진 형이다.
조장님에 대한 불만을 완화하는 것도 사실 이 사람이다.
이날도 자신이 가진 견해. 불만을 덤덤히 이야기하면서도.
조장님에게 원망이 가지 않도록 잘 정리하고.
나랑 도균이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면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해주곤 했다.
아. 나도 어렸을 때부터 저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개 오덕후에 얽히는 사람들은 애들밖에 없고. 철딱서니도 없고. 싸가지도 없고.
게다가 주위 사람들에게는 민폐 만땅에. 내가 뭐만하면 주위에선 난리.
여튼 나름대로 느낀 바가 있어.
친구들에게 철딱서니에 대해 보냈는데(정확히 머라 썼는지는 기억 안난다).
둘 다 문자도 오고 전화도 오고. 준호는 그 다음날에도 묻는거 보니. 둘 다 걱정했나보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나름대로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 마시고 얘들한테 문자보내는 것도 어찌보면 술버릇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중해야겠다.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