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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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 -

이 일기를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꽤 예전 일로 추측된다.

그간 과제 때문에 지저분해진 바탕화면을 정리하다가 문득 발견했다.



어떤 텍스트 파일. 거기에 내가 붙여넣기 한 어떤 글귀.

요 근래 같진 않은데 그렇게 옛날도 아니고. 몇주 됐으려나. 혹은 몇달 됐으려나.



그날은 오랫만에 누군가의 싸이에 들어갔었다.

예전에 한 짓이 있는지라(..) 스토커 소리 들을 수도 있겠지만.

뭐. 오랫만에 생각나서 한번 들어가 볼 수도 있는거지.

변명할 이유도. 변명해야 할 사람도 없으니까 이 이야긴 일단 접어두고...

그냥 그 아이의 일기 중. 어떤 구절이 눈에 들어봤다.





우울증은 피해 망상을 낳고

피해 망상은 타인불신을 낳고

자기비하를 하고 자신을 부정하고...



죽고싶다기보단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가 없었으면 바란다.

그냥 남들에게 나에대한 기억이나 흔적도 없이 삭제

차라리 내가 미쳐서 남들이

나를 싫어하는것처럼 느낀다고 편이 믿기 편하다.





- 그대안의 나 -

뭘까. 이 기분은.

당시의 내가 썼다고 믿어질 정도로. 굉장히 동질감 느꼈던 몇구절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긁어놨었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이유는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였을까?" 라고.



그런데 돌이켜보면.

아니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공감가진 않는다.

이해는 되지만...

뭐. 그 아이랑 나는 그렇게 비슷한 타입도 아니였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쨋거나.

이제서야 우연찮게 그 파일을 찾아서 이렇게 일기를 쓴다.




그 이후로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지금도 그 때를 회상하면. 역시 내가 많이 좋아하긴 했었군. 이라는 것.

몰라도 되는 일을 알아서 지금도 괜히 핑계를 댄다는 것.

등등의 이유에 꽤 씁쓸한 입맛이 남는다.



오랫동안 기억하는게 좋지 않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젠 꽤 이성적이 되어 버렸다.

그땐 죽을 것 같았고.

이후로도 이유없이 울컥해서 뛰쳐나가 한강변에서 준호랑 소주 마신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가슴이 꽤 식어버린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내가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고.

나름대로 복잡한 기분.








뭐. 요샌 바빠서 이런 생각할 시간도 없었지만.

그래도 글귀 한구절에 잠깐 생각.




극소수의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불특정 사람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지칭등은 뺐다.

다른 사람의 일기를 퍼온건 잘못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만큼은 너그러이.





- 후기 -

"오래 기억한다" 등의.

어떻게 보면 찌질한 이런 일기를 쓰고 있자니.

꽤 감정적으로 뛰쳐나가 민폐끼친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비오는 날 한강다리에서 술 마셨던 준호.

이유없이 꿍얼대는 이야길 잘 들어줬던 민석이에게

부끄러움과 고마움을 전하며. 너희가 힘들때 잘 못도와줘서 미안하다.

하지만 난 값싼 이준호처럼 사랑한다고 하지 않게써.





뭐.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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