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緣 [1-1]
- 12시 15분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가 도착되오니 한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검은색 기관실을 단 기차의 앞부분이 열차 타는 곳으로 덜커덩 소리를 내
며 들어왔다. 기차가 몰고 온 바람은 흑갈색의 머리와 베이지색 코트를 흩
트려 놓고 사라져갔다.
- 좌 석(Seat) 4-11
끝자리가 홀수인 창가의 좌석이었다. 그는 4번 열차의 입구를 찾아 계단에
발을 올렸다.열차 사이는 창문이 없어서 낮이나 밤이나 항상 황색 등이 어
둠을 밝히고 있었고 문 옆의 철로 된 네모 속에는 [4] 라고 적혀있었다.
철로 된 문을 열어젖히며 좌석위의 선반에 적힌 숫자를 보며 지정 좌석을
찾기 시작했다.
“4의 11……. 4의 11……. 11…….”
좌석에는 한 여자가 뭔가를 열심히 가방에 넣고 닫고 있었다. 잘 닫기지 않
는지 오로지 가방을 닫는 것에만 열중을 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기다리
며 보고 있는 그를 전혀 의식도 못한 채.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무감정한 눈으로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가방을 닫은 그녀가 만족스런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를
발견한 순간 눈동자 속의 만족은 당황으로 바뀌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보았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는 창가쪽 자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잠시 비켜섰다.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눈동자 속에서 잠시 웃음이 지나쳐갔다.
그는 잠시나마 눈을 마주친 것에 상당히 당황했고 놀라웠다. 그리고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 것에 신기해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눈 맞았다는 소린가…….’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자신의 생각을 읽힌 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작고 동그란 얼굴에 검은 머리칼이 허리께 내려왔고 흰
색 상의와 검은색 치마의 투피스 차림이 꽤나 어울리는 그런 여자였다. 그
녀는 자신의 가방을 무릎위에 놓고 무안함을 감추려고 앞좌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역시나 재미있다는 듯이 후훗 하고 웃고는 종전의 무표정으로 돌아
가 잠을 청했다. 그녀를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긴 했지만 계속 뚫어져라 보
면 둘 다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
뒷담화.
옛날옛날에 쓴 소설인데. 홈페이지가 안되서 제로보드 관리자로 가서
게시판 보다보니. 예전 글이 있네. 읽다보니 조금 글이 떠오르기도 하고.
일단 여기까지.
- 12시 15분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가 도착되오니 한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검은색 기관실을 단 기차의 앞부분이 열차 타는 곳으로 덜커덩 소리를 내
며 들어왔다. 기차가 몰고 온 바람은 흑갈색의 머리와 베이지색 코트를 흩
트려 놓고 사라져갔다.
- 좌 석(Seat) 4-11
끝자리가 홀수인 창가의 좌석이었다. 그는 4번 열차의 입구를 찾아 계단에
발을 올렸다.열차 사이는 창문이 없어서 낮이나 밤이나 항상 황색 등이 어
둠을 밝히고 있었고 문 옆의 철로 된 네모 속에는 [4] 라고 적혀있었다.
철로 된 문을 열어젖히며 좌석위의 선반에 적힌 숫자를 보며 지정 좌석을
찾기 시작했다.
“4의 11……. 4의 11……. 11…….”
좌석에는 한 여자가 뭔가를 열심히 가방에 넣고 닫고 있었다. 잘 닫기지 않
는지 오로지 가방을 닫는 것에만 열중을 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기다리
며 보고 있는 그를 전혀 의식도 못한 채.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무감정한 눈으로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가방을 닫은 그녀가 만족스런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를
발견한 순간 눈동자 속의 만족은 당황으로 바뀌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보았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는 창가쪽 자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잠시 비켜섰다.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눈동자 속에서 잠시 웃음이 지나쳐갔다.
그는 잠시나마 눈을 마주친 것에 상당히 당황했고 놀라웠다. 그리고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의사소통이 되는 것에 신기해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눈 맞았다는 소린가…….’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자신의 생각을 읽힌 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작고 동그란 얼굴에 검은 머리칼이 허리께 내려왔고 흰
색 상의와 검은색 치마의 투피스 차림이 꽤나 어울리는 그런 여자였다. 그
녀는 자신의 가방을 무릎위에 놓고 무안함을 감추려고 앞좌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역시나 재미있다는 듯이 후훗 하고 웃고는 종전의 무표정으로 돌아
가 잠을 청했다. 그녀를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긴 했지만 계속 뚫어져라 보
면 둘 다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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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옛날옛날에 쓴 소설인데. 홈페이지가 안되서 제로보드 관리자로 가서
게시판 보다보니. 예전 글이 있네. 읽다보니 조금 글이 떠오르기도 하고.
일단 여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