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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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따위 알고보면 별 것 아니다 -

점심 때 상록이와 같이 별장에 갔다.

아버지가 몇년 전부터 꾸준히 짓기 시작하시던 별장은.

사실 작년부터 이미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이것저것 욕심을 내셔서. 지금은 증축작업 중이다.

그 사이에 나무로 탁상도 만들어서 발코니에 두셨다.


저렇게 안주하지 않고 계속 작업하시는 것이 얼핏 보기엔 미련할 수도 있지만.

미묘하게 공감이 간다. 뭘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할 것 같잖아...

그리고 하다보면 "끝"의 기준과 관점이 시작 할 때와 달라서 더더욱 이것저것 하게 되지.

어찌보면 내 편집증은 아버지의 피에서부터 오는게 아닐까싶다.

차이점이라면 아버지는 정말 꼼꼼하시고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 뿐.


어쨋거나. 아버지가 낮에 마트에서 사오신 삼겹살을 준비하고.

상록이랑 어머니는 상을 차리고. 나랑 아버지는 숯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고기집에서는 늘 아무렇지도 않게 준비되어서 전혀 감흥이 없었는데.

이거이거 숯에 불 붙이는게 의외로 정말 어렵(짜증나)더라!

근 30분동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겨우 불을 붙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먹었다.



사실 깔끔하고 럭셔리하고 이런 것이랑은 거리가 멀었지만...

고기는 직접 구운 맛이 나면서도 까맣게 그을렸었지만...

날씨가 워낙 더워서 소주는 미지근했지만...

어머니가 담근 술은 술이라고 하기엔 너무너무 달았지만...

소주가 미지근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날씨가 너무 더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는게 행복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난 자극적이고 파란만장한 삶보다는 이렇게 평안하고 소소한 게 좋아.

그런데 내 생활은 왜 이렇게.

남들한테 이야깃거리가 될만큼 자극적인지 모르겠지만... -_-..


다 먹고. 치우고. 주위에 잡초 뽑느라 땀을 더 흘렸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아. 내일부터 계절학기다. 아침에 학교 가려면 고생하겠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