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자 -
문득 뜻이 궁금해서 어학사전을 검색해 보았다.
반려자(伴侶者). 짝이 되는 사람.
유사한 단어는 배우자. 동반자. 반려. 한사 사전의 뜻은 반려가 되는 사람.
음. 사전이 불친절하네. 그럼 '반려'라 함은 무엇인가.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 뭐야. 똑같은 말이잖아.
유사한 단어는 동반자. 반려자. 짝.
...여기까지만 알아보도록 하자.
하여튼 그런 말이다. 오늘 우리집 김장을 했는데. 그걸 보면서 문득 떠오른 말이였다.
반려자.
- 의미없는 회상 -
내가 결혼을 정말 정열적으로 열심히 꿈꾸던.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그땐 연애할 때마다 '이 사람이랑 살면 어떨까?'
생각을 늘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음. 사랑에 눈이 멀면. 객관적인 판단이 안되는 건 맞는듯.
하지만 사랑에 눈이 멀면 그까이꺼 대충 이해하고 살 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
하여튼 이제와선 의미없는 논평. 연애했던 대다수는 이미 시집을 갔으니깐. 누군가의 반려자가 되었다.
은유씨 빼곤 다 결혼했지. 은유씨는 머... 가든 안가든 내가 소식을 알 수는 없을테니.
- 김장 -
오늘은 우리집 김장이였다.
준호네나 민석이 보니까. 친척들이 모여서 하는 등 아직까지도 본격적이던데.
우리집은 어머니의 암 투병 이후 그냥 편의주의적으로 가기로 했다.
뭐. 그거 아니더라도 이제와서 어머니께서 낑낑대며 일하시는 모습 별로 보고 싶지도 않고.
하여튼 그래서 김장은 조금만 하기로 했고..
올해는 파산에서 농사지은 김치로. 아버지께서 김장을 하기로 했다.
물론 관리 감독은 어머니께서.
준비할게 많다고 어제부터 이미 파산에서 주무시는 등 뭔가 본격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딱히 할 일은 없었던지라, 나는 오늘 점심즈음 입만 들고 느긋히 파산으로 갔다.
가니까 의자에 어머니께서 앉아 계시고.
아버지께서 앞치마에 머리수건 두르시고 배추를 버무르시는게 보였다.
오오. 이거 왠지 생소한 장면이야... 근데 뭐. 보기 나쁘진 않다.
우리 아버지도 옛날 사람이라 딱히 집안일을 도우시는 스타일은 아니시다.
물론 환갑이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경제활동을 하고 계시니까.
'내가 아직 돈 벌어 오는데 이정도 가오는 세울 수 있는거 아니냐!'라면서 우기시는 면도 있다.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
요즘 남자들이 예전에 비해 집안일을 많이 돕는 것도. 사실.
아버지 또래 남자들은 대부분 은퇴했기 때문에 돈 벌어오는 사람이 적은 것도 사실.
하여튼 그랬는데. 위에 언급했듯 어머니 암 투병 이후로 아버지께서 이것저것 돕는게 많이지긴 했다.
얼마전에 두분이서 다녀오신 태국 여행도. 아버지께서 먼저 제안하셨다니까.
어찌보면 어메이징한 변화.
하여튼 김치 버무리면서 삶은 고기랑. 막걸리 나눠드시는거 보고.
아. 평화롭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이런 평이한 일상속 투닥알콩을 동경했는지도 몰라.
딱히 연애를 설렁설렁 하지도 않았고.
딱히 대단한 사람들과 연애했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뭐. 현실은 그러하네.
그러고보니 나도 한두번즈음은.
결혼하자고 막 들이대는 사람을 밀어낸 적도 있었는데.
그건 요새 좀 후회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 보는 눈이 더럽게 없었나봐 나는. 아니. 없나봐. 현재진행형.
하여튼. 오늘 김장하시는걸 보니까. 묘-하게. 좋았다.
물론 김치도. 삶은 고기도. 막걸리도. 맛있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