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페이지 -
발단은 정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참가하고 있는 오픈 톡방 중, '슈퍼 판타지 워'라는 게임으로 들어갔던 방이 있다.
길지 않은 모바일 게임의 주기상,
그 방에서 슈퍼 판타지 워를 즐기는 유저는
이제 단 한명도 없지만, 놀랍게도 어찌저찌 방이 유지되고 있다.
(게임 자체는 아직도 서비스 중)
번개 같은 것도 한 적 없기 때문에 누구 한명 만나 본 적도 없고,
매일 개드립만 주고 받는, 지역이고 정치고 성향이고 다 제각각인 방인데,
나도 사실 내가 왜 계속 거기서 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다 이렇게 오래 있었는지 조차 미스테리지만...
어쩌면 누구 하나 만나지 않고 라이트한 관계이기 때문에 편하게 오래 가는 방일지도 모른다.
친구 끼리라면 그런 개드립 던지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몇몇 사람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만나면 지금까지 같지 않을까봐 걱정되는 방이기도 하다.
지금 같아서는 뭐. 앞으로도 딱히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지만.
- 어쩌다 보니 이제 본론 -
아. 간만에 써도 서론이 긴 병은 고쳐지지 않았다.
계속 쓰던 시절과 비교해 이제는 글재주도. 그 시절만큼의 감수성도 없어져 버렸다.
그래도 냅두는건... 뭐. 자기 방에 사진첩 놔두는 것과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요새는 사진 현상 같은거 별로 안할테니, 집에 앨범 같은 것도 없으려나?
하여튼. 슈판워 방에서 어떤 분이 물어봤다.
홈페이지 같은 것도 하냐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질문이 들어와서 솔직히 좀 놀랬다.
나도 까먹고 있었는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방치하는 와중에도 하트가 비트하는 일이 생기면(주로 김은유 문제였겠지)
홈페이지 와서 몇일 쨍알 대다가(대충 근황 비슷한 일기 몇일 쓰고) 사라지곤 했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 그정도 감수성이 폭발할 일도 없는지,
정말 근래엔 잘 오지 않았다.
심지어 이제 2020년 최초의 글이니까. ㅋㅋㅋ
생각해보면 이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20살 즈음의 대학교 시절(그 전에는 네띠앙 등의 무료 계정을 썼었다)부터
홈페이지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었고,
그 덕에 대학 선배 중에는 실제로 라인이라고 부르던 선배도 있었다.
시대가 홈페이지에서 미니홈피로,
그리고 지금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시대가 바뀌어 감에 따라
홈페이지를 언급할 일 자체가 줄어들었고.
결과적으로 이곳은
오픈된 공간이지만 누구하나 보지 않는 공간이 되어 있었는데...
심지어 나 조차도 보지 않는 그런.
그런 곳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언급해서 놀랐다.
자연스레 오픈된 곳이였음에도 누가 본다고 하니 좀 부끄럽기도 했다.
아아. 신기한 경험이네.
그래서 생각난 김에. 간만에 글을 남긴다.
덕분에 2020년에도 글을 하나 정도는 쓸 수 있게 됐네.
일기를 요약하면. 누가 홈페이지 말해서 간만에 떠올렸다.
가 끝이다. 나는 별거 아닌 일을 길게 늘려 써서 참 문제야. 그게 일기라는 거지만.
- 생일 -
오늘은 내 생일이였다.
코로나 시국 덕에 나가서 놀긴 커녕 얌전히 집에만 있었다.
생각지도 않은 사람의 축하고 있었고.
매년 챙겨주던 사람의 축하도 있었고.
기대했던 사람이 잊어버렸나? 싶은 일도 있었고.
작년까진 잘 지냈지만 그 사이에 사이가 틀어져 버린 사람이 떠 오르기도 했고.
그랬다.
말은 이렇게 해도.
생일 자체에 어떤 감상을 느낄 나이는 지나버려서.
그냥 하루종일 집에 있어서 답답했다.
간만에 일기를 쓴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네.
생일에 쓰니까 조금 의미가 있는 듯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