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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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빤 이렇게 생각해 -

오빤 이렇게 생각해. 이번 가을 개편때 이적의 텐텐 클럽에 새로 생긴 코너다.

닳고 닳은 오빠들이 나와서 사연을 듣고 상담을 해준다.

코너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주로 여자들이 남자에 대해 궁금한 걸 묻는다.



시간대도 시간대고. 당연하다면 당연한건데. 유독 이날만 듣다보면 짜증이 난다.

일주일전에 자극적인 매체가 싫다고 썼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단순히 내 피해의식을 뿐이긴 하다.

근데 싫긴 싫었다.



그런데 마땅히 아는 주파수가 없어서. 그냥 들었다.





- 라디오 사연 -

대학 동기인 남녀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친구로서 지낸지 3년이 되던 어느날 그들은 술을 너무 마시고 실수를 했다.

다음날 여자는 어제일을 잊자고 했고 그제서야 남자는 마음을 고백했다.



시간이 흘렀다. 여자는 남자가 연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이별을 고했고. 그들은 다시 친구가 됐다.



그리고 서로 각자의 사랑을 했다.

서로의 사랑 이야기도 하고 편하게 지냈다.

그러던 중 여자는 문득 어느날 남자가 친구가 아니라는걸 느꼈다.

자신이 헤어지자고 했던 그 친구일 뿐이던 남자가.

자신이 좋아하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둘다 연인이 있었다.

참지 못한 그녀는 남자에게 말했다.



나 네가 다시 좋아진거 같다고.

그리고 그날 그둘은 다시 실수를 했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상처 받기 싫다고 거절했다.



그렇게 오늘도 애매하게 지내고 있다.






- 나는 이렇게 생각해 -

그래 뭐.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은 사연인데.

솔직히 저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남녀가 친구로 지낼 수도 있고. 헤어지고 나서 친구로 지낼 수도 있고.

술 졸라 처먹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새같은 세상에 섹스가 별건가. 남들 섹스하는건 방해할 생각 없다.



예전의 관계는 별 생각 없다.

감정이란 원래 이래저래 춤추는 것도 안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지금의 관계는 마음에 안든다.





이별 직후 내가 납득하지 못했던 건.

아니. 꼬맹이를 포기하지 못하고 자존심이고 뭐고 안드로메다로 보냈던 이유는.

새로운 남자친구에 대한 꼬맹이의 태도였다.



그냥 괜찮은 사람이다. 좋은지는 모르겠다.



이런 태도가 날 더더욱 포기하지 못하게 했고. 결국 난 미쳐버렸었다.

이제와선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내 잘못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괜찮은 사람이다. 좋은지는 모르겠다.



뭐. 똑똑한 녀석이니 여자친구 행실도 똑 부러지게 할거고.

지내다보면 좋아질 수도 있을거다. 이미 서로 좋아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 말을 듣는 순간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도 연애하면서 확신 가진적은 없다.

근데 사람끼리 관계라는 것을 맺게 되면 최소한의 책임이란건 있잖아?

해야할 일이란건 있잖아?!







내가 정말 짜증나는건.

서로간의 애매한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연인에 대해서다.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연애를 하고 있겠지. 상대방이 뭔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사랑해. 라고 속삭이고.

손을 잡고. 키스를 하면서도.



왜 다른 사람이 좋다면 지금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지 않는거냐.

성공하면 옮겨타고 아니면 마는건가.

그냥 권태기니까 적당히 옮겨타다 오는거야?

아니면 외로우니까. 심심하니까. 그냥 니가 괜찮으니까 내 옆에 있어라?! 라는거냐.



사람은 더럽고 치사할 정도로 자기한테 관대하다.

남이 잘못하면 손가락질 할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어떻게든 합리화한다.

그리고 자기 잘못은 숨기던가. 남들에게 이해해주길 바라지.

사람이니깐.



내가 돌 던졌던 것은 그럴 수도 있었다고 합리화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남에게 호소하고.

남이 던진 것은 조그만 상처에도 칼을 들이대고.





나이가 들어서 풋풋한 사랑이 안된다는건 핑계다.

풋풋한 사랑이 꼭 좋다는 것만은 아니다.

근데 사랑하던 말던. 사랑한다고 상대방에게 속삭이고. 상대방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냥 자기 감정 정도는 똑바로 알고 있었음 좋겠다.



자기 감정 정도에는 책임졌음 좋겠다.





사랑한다면. 사랑하던가.

아니면 말던가.



혼자 있는게 좋다던가. 어쩔 수 없다던가 하는 핑계는 진짜 이제는 듣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