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싸웠다. 라는 표현도 쓰기 뭣하지만..
저녘에 잠깐 은영이 만날 일이 있었다. 부산에 놀러갔었는데.
생각이 나서 떡볶이를 사 왔다길래. 받으러 잠깐 나갔었다.
조금 일찍 나가서인지, 5분 정도 기다렸고.
기다리는 동안 목이 칼칼해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집에서 과제하다가 나갔기 때문에 평상복 그대로였다.
티셔츠에. 검도복 바지. 깔깔이. 그렇게 기다리고 있자니.
바로 앞에 남자 5명 정도가 우르르 지나갔다.
술 마셨나 보다. 하고 멍 하니 보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걸어오던.
머리 짧은 남자 하나가. 이 남자들을 보고 큰 소리로 경례를 했다.
"충성!"
남자들은 다소 거만해 보이게 경례를 받아줬고.
경례를 한 남자는 종종 걸음으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 ROTC인가보다...하고 있자니.
내심 경례받은게 흐뭇했던 것일까. 남자들이 왁자지껄했다.
저 놈이 예의가 바르니, 기합이 들었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바라보고 있던 나와.
그 남자들 중의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언제 봤다고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남자의 첫 마디는 정감있게도 반말이였다.
"와. 깔깔이 아냐?"
그리고 내게 다가와서 계속 말을 건낸다.
"너 병장이지?"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순간 상황에 조금 당황했다.
내가 무시했다고 생각했는지, 그 사람이 언성을 높였다.
"난 소위다!"
...어쩌라고...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웃는 얼굴로 "휴가 나오셨나봐요?" 하고 물었다.
근데 그건 아니고. 이번 2월에 졸업했고, 이제 곧 간다나 어쨋다나..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발끈해서.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싸가지 없이 대꾸했다.
"군번이나 계급은 전역후에 논하죠?"
결국 그 남자는 격분했고, 그 친구들이 말려서.
사태는 이래저래 끝맺음을 맺었다. 곧 은영이가 와서 떡복이도 받았다.
이거 참....
도데체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_-;
군대라. 가기 싫어하지도 않았고. 다녀와서도 후회하고 있지 않지만.
가끔 이럴 때는 웃기지도 않고, 기분이 이상하다.
요새 아무리 안 가는 사람 많다지만. 그까짓거 감투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위라고. 뭐 대단한거 있나...
그저 나라의 제대대로 각자 맡은 곳에서.
그냥 열심히 살면 되지.
밤에 기분 전환겸 외출했다가. 뭔가 좋은 꼴만 보고 왔다.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