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햇살이 따가웠다. 며칠째 계속된 공사 상황을 보러 윗집에 올라가는 길에
한 고양이가 목이 말랐는지 대야에 담긴 물을 마시고 있었다.
하필이면 대야가 며칠 전 미장 공사에 사용된 것이라 시멘트가 섞여있어 많이 마실 경우 건강에 안좋을게 뻔했다..
고양이에게 '습~'하고 경고를 줘 물러나게 한 후 수도꼭지에 물을 틀고 손바닥에 물을 담아 내밀었다.
목이 많이 말랐는지 낯선 사람이 주는 물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컥벌컥 마셨다.
아니면 최근 몇 년간 많은 고양이들과 긴 시간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내 몸에 밴 행동들 때문에
위협을 안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뭐... 고양이 다루는 거라면 거의 도가 튼 터라...
물을 마실만큼 녀석이 이제 다 마셨어 하고 가려는 것을 목덜미를 낚아채 납치를 했다.
어미에게 키워진 짐승은 목덜미를 물어서 옮겨지는 것이 습관이 돼서 목덜미를 잡으면
짐승은 위협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즉시 행동을 멈춘다.
녀석을 잡아채서 엉덩이를 받치고선 내 방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녀석을 문 앞에 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신호를 준 후 삶은 닭가슴살과 참치를 꺼내
일회용 그릇에 담았다. 저 밥 주는거라는 걸 알았는지 문에 비비면서 냐옹냐옹 거리며 보채기 시작했다.

쳐묵쳐묵...
고양이가 먹는 걸 보면 참... 흐뭇했는데 지금은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먹을만큼 먹고선 잘 먹었다는 인사 한번 없이 그냥 종종 걸음으로 가버렸다.
잘 살어 인마... 아프지말고...
보고 싶은 사람과 고양이들이 떠올랐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나도 고양이 한 마리 키워야겠다.
개냥이처럼 키워서 하루종일 나랑 붙어 있도록...

아... 그걸 모르고 길 고양이를 그냥 아기 안듯이 앉았다가 손을 콱 물려서 퉁퉁 부어오른적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