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is color of my life? -
일기를 왜 쓰기 시작했는지 잘 기억은 안난다.
예전에는 웹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해주는 보드에 쓰곤 했다.
슈퍼보드에 쓰기도 했고. 블루 웹에 쓰기도 했고...
2004년에 준호와 얼렁뚱땅 스물라인을 만들면서부터 처음으로 우리 계정을 갖게 됐다.
이후로는 그냥 여기에 주욱 써오고 있다.
시간이 어느덧 흘렀고. 일기는 차곡차곡 쌓여만 갔다.
나도 예전에 뭐라고 썼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일기는 여전히 남아 있고. 가끔 읽어보면 재밌기도. 씁쓸하기도. 그립기도 하다.
집에 오는 길에 혜진이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떤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였다. 정말 그런대로 문득이였다. 그리고 이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아마 이런 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여튼 머리에서 샤삭-
하지만 그때의 기분은 여운으로 남아 담배를 평소보다 조금 더 피웠다.
평소라면 징징징 대기도 하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아니. 줄여나가기로 했다.
힘들때 투정 부려야지. 늘 남에게 기댈수는 없다.
나도 친구들에게 버팀목이 되어준 적은 손에 꼽을 정도지 않은가.
여튼. 그러다가 집에 와서 문득 2004년도 일기를 몇개 읽었다.
지금 생각하면 은영이랑 헤어질때도 내가 헤어지자고 했고.
은영이한테 잘해주던 놈이 차가워지니 너무하다! 란 말도 들었고.
바로 군대도 간 지라. 꽤 편안하게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
혜진이를 만나면서. 은영이랑 헤어진걸 그리워하고 있는 일기가 있더라.
그렇구나. 특별할 것도 없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냥 궁상떨며 살았구나.
문득 그때의 일기중에 이부분을 읽고 웃었다.
내가 발전이 없는건지. 나만의 색일까, 개성이라는 걸까.
이상하게 4년전의 일기를 지금의 내가 굉장히 공감하면서 읽었다.
재밌구나.
- 2004년 1월 15일 일기에서 발췌 -
(전략)
...뭐. 그래도. 여러 사람 만나는 것에 나름대로 재밌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이게 그렇게 원하던 자유로운 생활이냐고 하면. 사실 그건 잘 모르겠다.
예전과 달리 사람 만날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골라서 만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마땅히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하는 행동에 잔소리 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거 다 손해 보면서도 안정이라는 것을 주는게 여자친구이긴 하나보다.
...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무척 한가할 때는 이게 외롭다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곤 하니까.
발전이 없는건지. 원래 그런 인간인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