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2008.11.21 10:34

[2008/11/13] 대학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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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능일 -

오늘은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이 있는 날이다.

대학제도에 관한 문제는 끊이지 않고 지적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

얼렁뚱땅 시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제도는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내가 수능을 친 게 2001년 11월 15일이니. 벌써 7년전이다.



생각해보니 수능을 친 이후 이제 어른이 되었다! 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로부터 2년뒤 군대에 가면서 다시 어른이다! 남자다! 라고 외쳤었고.

이후로 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학생 딱지를 벗지 못했다.



20살이 되면서(난 19살이였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꿈꾸던 자유라는 캠퍼스 생활은.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풋풋했던 연애와.

돌이켜보면 왜 그랬을까 싶지만 마냥 재밌었던 술 밖에 없다.

물론 내가 정신 못차리고 제대로 대학을 다니지 않았던 탓이다.

같은 해에 입학했어도 학점 관리도 잘한 준호 같은 사람도 있다.

남 탓할 생각은 없다.



수능 칠때의 나는 어땟을까.

오늘 수능을 치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시험장에 가서.

어떤 생각으로 시험을 치르고 있으며.

어떤 꿈을 그리고 있을까. 걔네들이 꿈꾸는 이상은 현실이 될까.




- 오늘은 내동생 수능일 -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 내 동생이 수능 친다는게 가장 신경쓰였다.

어젯밤이나 오늘 아침에 전화라도 해볼까 했지만.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다가 참았다.

내가 형이랍시고 뭐 해주려고 한게 도움된 적은 있던가!

내 동생은 동생 주제에 너무 잘해서(여러가지로) 손댈 곳이 없는 녀석이다.

그런 동생이 너무 자랑스럽지만. 형된 입장에선 해줄게 없다는게 씁쓸하기도 하다.



어쨋거나. 아침에 학교 가면서.

냉장고 위에 널부러진 종이컵을 하나 꺼냈다.

평소에 쓰는 싸구려 종이컵이 아닌 비싼 종이컵이다.

거기에 물을 담았다.

컵을 베란다에 놓고 어젯밤에 종이에

"수능 대박!"이라고 아무렇게나 쓴 종이를 올려뒀다.

일찍 일어나서 시간도 여유로웠던 지라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웠다.



잘 쳐라!





틈틈히 뉴스를 확인해보니 수학이 어려웠댄다.

영어도 어려웠댄다. 상록이는 영어는 잘하니까 괜찮을거다.

뭐라해도 내 편입시험지도 나보다 잘 치던 녀석인걸. 내가 부족한거지만.

수학은 조금 걱정된다. 기복이 있다던데.



요 근래 통화했던걸 떠올려보면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아. 내가 걱정해봤자 아무것도 안된다.

배 아파하지 말고. 긴장하지말고. 하던대로. 잘 쳐라. 라고 종일 되뇌었다.









밤에 상록이에게 전화가 왔다.

잘 쳤는지 궁금해 몸이 달아 올랐지만 물어보진 못했다.

사실 난 수능친 날 너무 지쳤는데 엄마가 가채첨 하라고 했던게 너무 싫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끈기있게 옆에서 기다리셨고.

나는 잘 기억도 안나는 답을 써 넣었으며 가채점을 했다.

내 성적을 보고 어머니는 잠도 못 주무셨다.





그때 생각이 나서 시험 결과는 안 물어봤다.

뭘 물어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픈데는 없는지만 물어봤다.











정말 고생했다.

앞으로도 머리아픈일 많다. 수능이 끝이 아니더라.

그래도 쉬어라. 고생했어.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