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2012.10.14 19:43

[2012/10/10] 짠-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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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짠해졌다 ~첫번째 이야기 -


 가끔 카카오톡 친구 추천에 보면. 낯익으면서도 생소한 이름이 보일 때가 있다.


 다름아니라 거래처 사람들. 어차피 나랑 통화하고 협의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말단(..)이기 때문에. 대다수가 비슷한 또래다.


 어차피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또래라고 한들 상하관계는 확실한 편이며, 


 좋은 일은 나누지 않지만 나쁜 일은 서로 나누는(시발. 이거 불량이잖아 개객끼야! 라던가) 돈독 돋는 사이이다. 


 여튼 심심해서 그 사람들 중 한명의 카카오 스토리를 열어봤다.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열어봤다.




 내용은 짧고 간결했다.


 "시발, 못해먹겠네"


 ㅋㅋㅋ 아. 이거 민석이랑 나도 자주 하는 소리지.


 아니, 우리 뿐 아니라 제법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푸념 중 한마디.




 입장 차이는 있겠지. 왜냐면 각자 자신의 위치가 다르고, 역활과 의무가 천차만별이니까...


 그래도 우리네 젊은이들 힘들게 하루하루 산다는건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어서 왠지 모르게 짠- 해졌다.


 힘내자. 젊은이들.






 - 짠해졌다 ~두번째 이야기 -

 

 아마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가 될 두번째 이야기.


 써놓고 보니 내 일기인데 상관이 있나(..) 싶긴 하다. 예전과 달리 이젠 보는 사람도 적고 ㅜㅜ


 여튼. 일단 일기로선 드물게 사진 두장을 살짝살짝 첨부. 빠빰!



 

 어떤 제품의 도면.


 생각해보니 중학교 기술 시간에 도면 보는 법 배웠었다. 삼각법이 어쩌구 저쩌구... 치수 기입법이 어쩌구 저쩌구.


 그걸 보고 사는게 직업이 될거라곤 그땐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 사람 일 정말 알 수 없다 싶다.


 지금 생각해봐도 '적성에 맞다'고 한들. 선뜻 이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들곤한다.


 내 경우엔 정말 환경의 영향을 받은 직업 선정이였는데. 스스로는 만족하고 있으니 별 문제 없다. 


 ...싶긴 하지만 정말 남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 환경... 그리고 그에 따른 주변 인식.


 실제로 어떤 여성에서 직업을 이야기하고 안면몰수 당한 적이 있다 (-- )).




 어쨋거나 위 도면은. 내가 이쪽 일을 시작하고 약 1년 쯤 됐을 때 접한 도면이다.


 완성하면 대충 아래 사진과 같다(정확히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거의 마무리 되기 직전이다).



 제품 특성상 CNC에서 먼저 가공을 해서 내게 넘겨주면, 내가 마무리를 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위의 사진에서 이것저것 가공된 것이 내가 가공한 것. 이외의 것이 내가 가공하기 전, CNC에서 만들어준 상태이다.


 당시 납품 분량이 1개였고, 형상이 복잡하다 싶었는지, CNC에서 여유롭게 3개를 가공해서 내게 넘겨줬다.


 처음에는 대수롭잖게 생각했는데, 막상 가공해보니 이것저것 문제점이 있었다.


 여기저기 많이 깍아내려야 하는데, 동그란 물건을 고정하는 척이란 녀석이 잡는 힘이 약해서, 물건이 자꾸 튕겨나갔던 것.


 결국 순식간에 3개를 불량냈다.


 CNC기사에게 찾아가 사과하고, 다시 만들어 줄 것을 부탁했다.


 당시엔 나도 초보였기 때문일까, 별말없이 다시 만들어주더라. 다시 만들어준 것도 3개.


 


 그러다가 업무 시간이 끝났고. 난 잔업을 하기로 했다.


 내일도 버벅대면 낮 시간동안 업무가 마비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그리 쉬이 해결될리는 없었고. 결국 또 2개를 순식간에 불량내버렸다.


 시계를 보니 어언 밤 11시.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제품은 완성되지 않는다.


 혼자 어찌어찌 하는 제품이라면 좋을텐데. CNC에 부탁해야 하는 제품이니 그것도 참 난처하다.


 그래서 결국 밤 12시에 회사에서 질질 짜버렸다.


 성인되고 나서 그렇게 엉엉 운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일지도...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왠지 너무 분하고 당황스러워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결국 어거지로 1개 완성해서 납품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든 면에서 조악하기 이를데 없지만 다행히 무사히 넘어갔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그때보단 성숙해 져서일까. 지금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다.


 한두번 삽질하면 바보라도 어떻게 할지 작전이 서는 법이니깐...




 그냥 그때 질질 짰던게 생각나서. 왠지 모르게 짠- 해졌다.


 오늘은 어째 짠- 할 일이 많았구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