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든 모닝을 떠나보내며 -
회사생활을 시작하면서 운전을 시작했으니. 대략 3년이 다 되어간다.
면허 자체는 2006년. 군대 제대하고 혜진이랑 같이 땄지만, 학생 신분에는 운전할 일이 없었으니...
어쨌거나 소득을 생각하면 경차가 딱 몰기 좋았던터라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끌고 다녔다.
매일매일 내 출퇴근길을 책임져 주었으며. 저 멀디 먼 순천, 목포까지도 꾸역꾸역 잘 달려줬으니 내겐 고맙고 소중한 녀석이다.
눈 오는 날에 달래보려다가 배터리가 나가서 걱정에 벌벌 떨었던 적도 있고.
타이어가 찢어져서 예비 타이어로 교체도 해보고. 엉뚱한 곳에서 타이어 교체하러 헤멘적도 있고.
포장되지 않은 으슥한 곳까지 요리조리 쏙쏙 달려가주기도 했다.
부끄러운 일을 숨겨주기도 했고. 버텨주기도 했다.
밤 새고 운전하다가 죽을 뻔한 적도 있고.
시동이 안 걸려서 홧김에 발로 찼는데 알류미늄 커버가 휙 파여버려서 깜짝 놀란적도 있고...
어찌보면 고작 3년인데 이래저래 많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준 녀석이다.
아버지가 염원하시던 차를 구입하신 덕에.
그간 아버지께서 모시던 차를 내가 양도받고, 내가 타던 모닝은 중고차로 팔려나갔다.
그래서 이젠 모닝이 아닌. 다른 차가 내 발이 되었다.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곧 익숙해지겠지.
부모 잘 만난 덕에 어린 나이에 좀 오바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그마저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부정해서 어쩔건가. 싶기도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땅히 자랑할 곳도.
태우고 드라이브할 여자도 없다는걸 깨닫고 잠시 OTL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겸사겸사 드라이브겸 아래로는 김천, 위로는 선산 너머까지 휙휙 달려봤다.
문득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해지면 목포나 한번 더 가볼까? 지금 무량수전 가면 공사 다 끝났으려나.
시원할 때 바다나 가볼까. 왠지 어디든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언급했듯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OTL 했지만, 몇번 해보니 혼자 다니는 여행도 제법 맛이 있고...
뭐. 그건 이후의 이야기고.
이제부턴 네가 새로운 친구구나. 잘 부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