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
어제 금오산 호텔에서 식사 중.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어머니께서 아시는 분이라는데, 그 분이 작년부터 꾸준히 선? 소개? 중신?
...어른이 '소개팅'을 주선했다고 하는건 이상한데, 그렇다고 '선'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무겁고. 표현하기가 애매모호...
여튼 누군가를 소개하고 싶어하셨다고 한다.
왜일까 요 근래 조급하신 - 아마 친구분들 딸들이 시집가고, 내 친구들도 일찍 결혼하고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
어머니께서는 내게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셨고. 정말 얼렁뚱땅 소개팅 일정이 뙁. 잡혀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내일!!
...그런고로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개팅을 했다.
- 소개팅 :누군가를 소개 받다 -
...아무리 소개팅이 처음이라지만. 너무 급결정된 덕에.
아이러니하게도 난 약속장소에서 그녀를 기다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최소한 이름이나 나이, 사진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거 아닌가?
건네받은 거라곤 휴대폰 전화번호 하나 딸랑...
물론 요즘은 스마트 시대이다보니 카카오톡 사진이나, 카카오 스토리 사진은 볼 수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급하다!!
반대로 상대방이 아무정보없이 나왔다가 날 보고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도 정말 엄청나게 했고...(이런거 보면 나 열등감이 좀 심하긴 한 것 같다)
여튼 약속시간이 다가왔고. 한 5분 정도만에 만나게 됐다.
나보다 경험많은 상록이의 조언에 따르면. 일단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단 커피숍에서 만난터라, 이것저것 이야길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뻘쭘하게 자기소개 같은것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어색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처음 딱 마주쳤을 때. 상대방이 아주 잠시 실망한 듯한 표정을 보여서 사실 좀 의기소침해 있긴 했는데.
그래도 기본적으론 밝고 긍정적인 성격인지 딱히 어색하고 뻘쭘하게 하지 않아 고마웠다.
적어도 기사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이상한 여자는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이야기하다보니 오히려 좀 긍정적인 사람 같아서 다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의류 디자인 전공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여성스러운 하늘하늘한 원피스도 정말 오랫만에 본 것 같다.
어쨌거나 베이직하게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헤어졌다.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소개팅을 했다는 것에 대해 좀 들뜨기도 했고. 반대로 자신이 없어서 우물쭈물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막상 해보니 어찌어찌 시간은 잘 지나갔던 것 같다.
바래다줄까 싶었지만 약속이 있다고 해서 그건 패스. 오히려 배웅을 받으며(..) 헤어졌다.
주선하신 분이 여자분의 고모이신데. 우리 어머니와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이시라고 한다.
그러니 오늘 소개팅은 내가 아니라, 주선하신 분이 우리 어머니를 좋게 보시고 주선한 것이나 다름 없는 듯 하다.
아직 25살이라고 하니 반쯤 끌려나온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밝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느낌이 풍겨져 나오는 분이였던터라 좋은 기운을 나눠받은 기분이 들었다.
좋은 경험이였다. 재밌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