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람, 직급이 뭐예요? -
우리회사 부장님은. 내가 참 싫어하는 사람이다.
소싯적(..)엔 소름이 끼치도록 싫어했고, 컨디션이 나쁜 날엔 숨소리만 들어도 불쾌했다.
그래도 그런 티를 낼 수는 없었던... 뭐.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옛날 만큼 분노한다거나 신경쓰인다거나 하지는 않게 됐다.
별 관심이 없어졌다. 그냥 나를 빡치게 해도, '그런 사람이였지 참...'하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그럼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나를 빡치게 할 때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사람과 나는 정말 맞지 않다.
디스를 하기 위한 몇몇가지 호칭이 있었다.
친구들과는 나라를 이끄는 어떤 분과 이니셜이 같다는 이유로 그분의 성함을 이용하기도 했고,
은유씨는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심의규제 욕을 이용한 호칭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지금 생각해도 참신하다).
이젠 그마저도 잘 안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냥 관심사가 많이 줄기도 했고.
내가 가끔 단톡방 같은데 디스를 해도, 친구들도 이젠 전혀 새로워 하지 않는다.
즉 개선이 된게 아니라. 그냥 이 상태에 다들 적응해 버린 것.
긴급으로 나온 일이 좀 있었는데. 소재가 납품이 되지 않아 찾으러 갔다.
인사를 드리고, 작업자들을 찾아가 찾은 소재들을 끙차끙차 하며 차에 싣고 있자니 경리 분이 오셨다.
'범서테크에서 오셨죠?'
'네?'
'그 맨날 전화 받으시는 분 있잖아요.'
'네'
'그 분은 직급이 뭐예요?'
'부장이요. 그건 왜 물으세요?'
라는 나의 질문에 잠시 정적이 오갔다.
'아니요. 그냥요. 힘드시겠네요~'
라는 마지막 멘트에 미소로 화답해주고, 회사로 돌아왔다.
그 질문과, 내 답에 대한 표정. '힘드시겠네요'라는 마무으리.
별다른 단어가 길게 나열되지도 않았지만 묘한 공감대가 생긴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난 등신이 아니므로 거기서 같이 까진 않았다.
그냥 공감했다 뿐이지!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은 이거 일기로 써야겠다'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써보니 별 내용이 없네... 필력이 많이 줄었나보다.
후아암.
그런고로 오늘의 일기는 여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