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추격자가 상영할 즈음이였던 것같다.
당시 여자친구와 추격자를 보러갔는데 영화 시작전에 나오는 광고가 기억에 남았다.
다름아닌 "삼국지-용의부활". 뭐. 결론적으로는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몇일 전에 윤진이 블로그 놀러갔다가 "삼국지 -적벽대전"리뷰를 적어둔걸 봤다.
또 괜히 샘솟는 삼국지혼.
결국은 생뚱맞게 적벽대전이 아닌 "삼국지-용의 부활"을 보게됐다.
리뷰아닌 리뷰.
제목 : 삼국지 - 용의 부활(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2008)
장르 : 전쟁,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 101 분
개봉국 : 한국, 홍콩, 중국
개봉일 : 2008.04.03
감독 : 이인항
출연 : 유덕화(조자룡), 홍금보(나평안), 매기 큐(조영)...
* 영화에 대한 내용이 안 나올 수 없습니다. 영화를 감상한 뒤에 봐주세요.
- 삼국지? 삼국지연의?
사실 리뷰를 쓰고 있지만 나도 삼국지를 그렇게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주위 지인들을 둘러보면 종종 "삼국지 매니아"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 많은 영웅들의 이름을 달달달 외우고 왠간한 지명, 사건등은 이미 머릿속에 있다. 마치 머릿속에 연표가있는 것 같다.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떤 종류의 삼국지던간에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몇개의 소설, 만화등을 읽으며 자랐고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읽고싶은 부분만)읽곤 한다. 나는 굵직한 사람만 알고 있으며 많고 많은 사건들을 잘 알지도 못한다. 뭐. 말이 빗나갔는데 어쨋거나 삼국지는 유명하고 누구나 알만한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삼국지는 사실 나관중이 쓴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사보다 유명하며 영향력 있는 작품이다. 정확히 말해 역사서는 "삼국지", 소설은 "삼국지연의"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소설의 내용을 모두들 받아들이고 있다. 이 리뷰아닌 리뷰는 영화에 대해 짤막히, 그리고 관련된 역사 내용을 짧게 써보려고 한다.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역사 연구가도 아니고 그저 널리고 널린 대학생중 한명인 내가 나름 재밌게 본 영화에 대해, 그리고 생각을 쓰는 것이니 그냥 한번 읽어봐줬으면 좋겠다. 문화를 소비하고 즐기는건 각자의 몫이니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태클걸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 영화 "삼국지-용의 부활"
이런 말 하면 뭣하지만 사실 연예계엔 큰 관심이 없는지라 대부분의 배우는 이름만 알지 잘 모른다. 그나마 헐리우드로 넘어가면 정말 유명한 배우가 아니고선 이름도 모르는 일이 태반이다. 그냥 어? 많이 본 사람인데? 정도랄까. 때문에 부끄럽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유덕화가 주연이라는 것도 몰랐다. 영화를 보는 도중 내가 아는 배우는 홍금보 뿐이였다. 영화를 보는 중 주연배우에 대해서는 그저 "카리스마 넘치게 웃는게 멋진 어디선가 본듯한 잘생긴 배우"라는게 감상의 전부였다. 이렇게 리뷰를 쓰려고 뒤적거리다보니 그 주연배우가 유덕화란걸 알았다. 조금 부끄럽다.
영화를 보고 나서 딱 하나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건 제목이다. 삼국지 까지는 좋은데 왜 용의 부활인지 모르겠다. 내용을 봐서는 용의 부활이라는 단어를 연상시킬 수 있을만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제목이 문제인가 싶었는데. 영문제목을 봐서는 원제목도 비슷한 맥락이였던 것 같다. 마치 시리즈물을 연상시키는 저 제목은...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
- 등장인물?!
영화는 기본적으로 "소설"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완전히 따라간 영화는 아니다. 중심에 서 있는 캐릭터는 상산출신의 조자룡과 나평안이다. 조자룡은 실제 역사에서도 유명한 장수이며 나평안은 가공 캐릭터이다. 나평안은 조자룡과 같은 고향 사람으로 그야말로 평범한 사람이다.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심리. 질투. 배신. 후회. 등등. 썩 탐탁찮을지는 몰라도 의외로 영화를 보면 크게 거부감은 없는 캐릭터다. 내 생각에는 좀 현실성 있는 캐릭터 인 것 같다.
누구나 영웅(현대 사회로 치면 성공일까?!)이 되고 싶어하고,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근데 두 캐릭터간 초점이 약간 애매한 면이 있었던 느낌도 든다. 나평안은 조운의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나오는데 음... 뭐랄까. 느낌이 그랬다는거다. ㄱ-;
그건 그렇고. 유비.관우.장비.마초.황충.제갈량. 모두 성과 이름은데. 왜 조자룡만 이름이 아닌 자를 써서 조자룡이라고 한걸까. 개인적으로는 조운이 어감이 좋은데.
- 영화구성
영화에서 다루는 큰 사건은 2개이다. 촉의 명장으로 불패장군으로 명성이 높았던 조자룡의 젊은 시절, 그가 "영웅"이 되는데 결정적 역활을 했던 장판파 전투. 그리고 실패로 끝난 촉의 첫번째 북벌이자 조자룡의 마지막 전투였던 봉명산 전투이다. 영화 자체가 조자룡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이 두사건의 부각을 위해 다른 사건은 배제되어 있으며 삼국지연의 내용도 일부 수정되어 있다.
여기에 대해 지적이 많은데. 솔직히 나도 보면서 내심 불편했던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조운이 유비군에 입대하는 것이라던가 조조의 손녀의 등장이라는 요소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삼국지연의도 어차피 정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일 뿐이다. 그와 같지 않다고 쓰레기라고 하는건 잘못된 것 같다. 실제로 게임, 만화, 소설등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그 모든 매체가 삼국지연의를 그대로 답습하는건 아니지 않는가.
조운이 장판파 시절에 갓 입대해 큰 공을 세우는 것은 이미 삼국지연의를 아는 우리에게 있어서 어색하긴 하지만 영화내에서만 보면 조운이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장판파 시절에 어린 조영이 조조를 따라왔던 것도 이상한 점이 있다. 조비등 자신의 혈육을 놔두고 왜 손녀를 데려왔으며 조조는 그렇게 애지중지 했는가. 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지만 딱 잘라 영화에서만 보면 영화 후반부의 복선이 된다.
실제로 영화의 구성은 조금 엉성한 면이 있을지언정 지루할 정도는 아니였고 액션이나 스케일도 좋았다. 일본의 게임인 삼국무쌍 등에서 지나치게 미화된 전쟁이 꽤 심플하고 깔끔하게 묘사된 것 같아서 오히려 난 꽤 재밌게 봤다. 삼국지연의와 다르다는게 가장 거부감으로 다가온다면 그냥 심플하게 영화 자체만 즐기면 만사 오케이랄까.
- 역사 이야기
사실 이걸 쓰고 싶어서 같잖은 리뷰를 쓰고 있었다.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리뷰도 엉성하지만 이해를 바라며... 영화에서 다룬 내용에 한해 실제 역사와 비교해 보려고 한다. 삼국지연의와 비교한게 아니다. 덧붙여 영화에 대한 태클도 아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재미삼아 읽어보길.
1) 말단 병사에서 장수로?!
영화에서의 조자룡은 상산 출신의 병사에서 제갈량의 도움으로 큰 공을 세워 이를 인정받아 유비의 가족을 호위하게 된다. 하지만 공을 세우려고 한 나평안의 질투로 조운은 호위 임무에서 멀어지게 되고 결국 유비의 두 부인과 아두가 실종된다. 이에 분노한 관우, 장비는 나평안을 죽이려고 하지만 이에 조자룡이 이의를 제기, 자신이 아두를 구해올 것을 청한다. 그리고 무사히 아두를 데려옴으로서 조자룡은 영웅이 되며 출세가도를 달린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삼국지연의에서도 꽤 임팩트 있는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빠른 진행과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일까 조운이 갓 입대한 무예가 출중한 병사로 그려졌다. 또한 아두 구출시 유비의 부인에 관련된 사건은 모두 삭제, 조운이 발견했을때 유비의 부인들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이쪽 내용은 소설에서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제쳐놓고. 전혀 엉뚱한 이야길 해보려고 한다.
위연을 아는지? 유비는 조조를 피해 양양으로 갔지만 채모에게 거절당해 강릉으로 후퇴, 장판파로 이어진다. 유비가 양양에서 채모에게 거절당할 당시 양양에 있던 위연은 조조를 두려워해 난세의 영웅인 유비를 막는 유종, 채모에게 분노, 성문을 지키던 군사들을 베고 유비를 맞으려 한다. 하지만 유비는 이미 강릉으로 간 뒤였고 이에 위연은 장사태수 한현에게 투항했다. 이후 유비가 장사를 차지한 뒤에 유비군으로 들어와 활약한다. 위연이 유비군에 들어올 때 제갈량은 그에게 반골 기질이 있다며 당장 처형할 것을 권하지만 유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후에 제갈량이 죽은뒤 위연은 반란을 일으키지만 제갈량이 남긴 계책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이것이 삼국지연의에서 다뤄진 기본적인 위연의 맥락이다.
하지만 삼국지 위연전을 보면 조금 내용이 다르다. 삼국지 위연전에 따르면 위연은 "사병의 신분으로 유비를 수행하여 촉으로 들어가 수많은 전공을 세웠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즉 위연은 유비의 심복으로 유비가 밑바닥으로부터 발탁하여 키운 사람이지 결코 투행하여 귀순한 장수가 아니란 소리다. 별 의미는 없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바닥 출신 장수에 위연도 있다는 이야기.
2) 오호장에 대해
누구나 알고 유명한 이야기다. 영화에서도 관우, 장비, 마초, 황충, 조운이 오호장에 임명된다. 하지만 실제로 사서에는 오호장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한다. 민간잡극이나 소설 등의 이야기를 나관중이 흡수해 집필함으로서 그들의 영웅성을 높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전장군인 관우, 우장군인 장비, 좌장군인 마초, 후장군인 황충과 비교해 조운은 익군장군으로 그들과 동등한 서열에 오르지 못했다.
삼국지연의가 나오기 전에 가장 일반적이던 삼국지는 삼국지평화라는 작품이였다. 여기서 최초로 오호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으며 조운도 여기 포함됐다. 하지만 여기서는 오호장의 가장 마지막이였다. 이후 나관중의 붓을 거치며 조운은 가장 이상적인 무장으로 변했으며 결국 이에 따라 오호장에서도 황충, 마초를 앞지르게 된 것이다.
3) 관흥과 장포에 대해
영화에서 보면 제갈량이 북벌을 단행할 때 조자룡, 관흥, 장포 등이 선봉을 맡는다. 실제로 삼국지연의에서도 관흥과 장포는 북벌에서 크게 활약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틀리다. 애초에 관흥과 장포는 군대를 따라 전투에 참여한 적이 없다. 삼국지 장비전에 따르면 장포는 결혼을 해서 아들까지 있는 상태였지만 젊어서 요절했다고 써 있다. 오히려 장포의 아들인 장준이 싸우다가 전사한 내용은 있을지언정 장포에 대한 언급은 없다. 장비의 후사 역시 장포가 아닌 차남 장소가 이었다고 되어있다. 이유인즉슨 장포는 장비보다도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는 북벌에 참가할 수가 없었다.
삼국지 관우전을 찾아보면 관흥에 대한 기록도 있다. 관흥은 어려서부터 유능해 제갈량의 인정을 받았다. 실제로 관흥은 시중, 중감군 등의 요직에서 일했지만 이것은 군사를 이끌어 전쟁에 나가는 직책이 아니였다. 관흥이 북벌에 참가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덧붙여 삼국지연의에서는 관우의 장남을 관흥, 관평을 양자로 맞이해 차남으로 삼았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관평이 장남, 관흥이 차남이였으며 둘다 친 아들이였다.
4) "역참오장(力斬五將)"에 대해
영화에서 보면 조자룡은 제1차 북벌전투에 참여해 선봉으로 나선다. 적장은 조영이며 선봉은 한덕이였다. 첫 교전시 조운은 한덕의 아들을을 모두 베어버린다. 일단 삼국지연의와의 차이점이라면. 적의 대도독은 하후무였다는 것이다. 조영은 영화속 캐릭터이다. 또한 첫 교전시 한덕을 비롯해 4명의 아들은 모두 단칼에 조운의 창과 활 끝에 떨어졌다. 하지만 삼국지 명제기에 따르면 하후무는 상서라는 관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역시 군사를 이끌 일이 없었다. 삼국지 조운전에도 이러한 묘사는 없다.
실제로 조운은 황충, 마초에 비해 명성이 낮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관중의 붓에 의해 가장 이상적인 무장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 역참오장은 나관중에 말년의 조운을 장식하기 위해 만든 일련의 사건이라고 한다.
영화에 대한 태클, 삼국지에 대한 태클은 아니며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보길 바라며 대충 쓴것이니. 뭐. 자잘한 일에 노여워말고. 어쨋거나... 영화는 볼만하지만 크게 추천은 못할정도? (쌩뚱맞나?)
여튼 삼국지 팬이라거나 유덕화 팬이라면 한번 보길...
역사적 내용을 참고한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지 상식 백가지(서전무지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