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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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작고 귀여운 그녀 -


 ... 솔직히 말하면 방심했다.


 있을 수 없는 일에 기대하는 소녀틱(..)한 감성을 갖고 있는 나라지만. 정말 예상하지 못한 사람. 만남.


 솔직한 첫 감상은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야'. 반가움과 동시에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마침 서로 한가했던 덕에 근처에서 적당히 밥을 먹고, 커피숍에서 시간을 때웠다.


 여전하다-고 해야할까. 왠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이 든다.


 작고 귀엽구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라는 곡의 분위기가 이런 느낌일까. 그 곡의 화자가 이런 기분일까.


 눈 앞의 그 아이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든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내긴 했지만, 최근의 그녀석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게 없다. 


 아무리 오래 알았고, 가까운 사이였다 한들, -ing가 아닌 -ed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ed가 된 순간. 과거형이 되어버린 그 순간부터는 무의미하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 있었던, 결코 아름답지 않던 이야기들 역시, 없었던 일이 되진 않는다. 


 그저 희석될 뿐. 잊어져 갈 뿐...




 밖을 보니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무슨 이야길 했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많은 이야길 했나보다.


 물어보니 자취하고 있다고 한다. 왜 자취하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시간이 늦어서 데려다주겠노라.고 했고 그녀석도 순순히 응했다.


 어두운 밤길엔 가로등만 덩그러니 켜져 있다.




 적막한 밤 길이 갑자기 춤추기 시작하더니, 사방에서 괴물들이 우르르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이리저리 핸들을 꺾어대며...






 - 아 시발 꿈 -


 ...눈을 떴다. 아 시발 꿈.


 이왕 꾸는 꿈이면 이렇고 저렇고 그런 꿈이나 꾸지, 왜 판타지냐고. 왜 괴물이냐고.


 왜 난 필사적으로 운전해서 도망치냐고. 좀 더 으슥한 곳에서 이렇고 저렇고 그런 꿈을 꿔도 되잖아.


 상대방도 그래. 왜 하필이면 그녀석이야. 


 이왕이면 나도 모르는. 옛 연인 같은거 말고 아예 신 캐릭터로 내보내도 되는거잖아.


 반성해라 나. 


 넌 너무 상상력이 부족하다.




 너무 간만에 개꿈을 꿨다. 


 꿈의 장르 자체야 신선할 것 없지만 -은근 판타지스런 꿈 자주 꾸는 것 같다- 요샌 워낙 숙면이였던 터라 꿈 자체가 너무 간만이다.


 스스로도 너무 웃겨서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혼자 미친듯이 웃어댔다.


 외롭나?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아니면 혹시 밤이 외롭다던가? ㅋ






 - 환상 속의 그대 -


 꿈 속의 혜진이는 기억과는 조금 달랐다.


 마지막으로 본게 작년 즈음이였던가... 여튼 그때의 기억과도 전혀 달랐다.


 굳이 따지자면... 그래. 7~8년 전 쯤의 그녀석에 가깝겠군.


 지금 생각하면 그땐 연예인, 아이돌 만나는 기분으로 연애했던 것 같다.


 다들 고만고만한 인간인데, 그땐 그녀석이 왜 그리 대단해 보였던건지. 콩깎지의 힘인가?


 


 아마 내가 꿈 속에서 만났던 건 혜진이가 아니라.


 그렇게 생긴 '이상적 존재'가 아니였을까 싶다. 굳이 따지면 빨간 코트 아가씨와 비슷한?


 사랑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아니였을까.





 꿈 자체는 내가 외롭다는 걸로 마무리짓고.


 간만에 꾼 꿈 덕에 괜히 하루종일 깔깔 웃으면서 보냈다.


 ...예전에 옛 연인 꿈을 꿨던 어느날, 잊지 못할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던 덕에 조금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별 일 없이 지나갔다.




 그저그런 개꿈. 


 나 혼자만 아는 조용한 헤프닝. 그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