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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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랫만이야 -


 ...일기 쓰려는데 문득 소름이 돋았다.


 5분 전의 나는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는 중이였다.



 제목에 '오랫만이야'까지 쳐넣고. 뭐라고 덧붙일까... 고민하던 찰나. 어떤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랫만이야- 정말 보고 싶었지만, 내 하찮은 자존심이 허락 안했어-'


 동경소녀. 김광진.


 최근에 슈퍼스타 K3에서 '버스커 버스커'가 부르면서 유명해진 곡이다.


 원곡은 내가 대학교 2학년 때 나왔던 것 같은데, 그때 당시부터 알고 있었던 걸 보면 당시에도 나름 알려졌었나...?


 어쨋거나 좋은 곡이다. 다 듣고 일기 써야지.


 



 - 정선씨 이야기 #1. -


 아침에 눈을 뜨니 휴대폰이 메일이 왔다며 녹색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오랫만이다. 


 한 때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메일 확인하는게 일과였는데. 사람 관계란게 그리 꾸준해지지가 않더라.


 잠결에 터치를 휙휙 돌리니 정선씨에게 메일이 와 있었다.


 ...생각해보니 내 휴대폰에 메일 알람을 설정해 둔 게 정선씨 뿐이구나.  해제하려고 한두번 시도했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Fail. 


 도대체 알람 설정 자체는 어떻게 했던 걸까.


 하긴, 또 메일 받을 일이 있을까. 싶어서 내버려뒀었는데, 이렇게 또 알람이 울릴 줄이야.




 잠시 데자뷰가 일어 일기를 뒤져봤다. 


 3월 26일에도 메일이 왔었구나. 두어달만인가? 시간 참 빠르다.


 전엔 메일만 읽고 말았는데. 이번엔 왠지 답장을 보내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퇴근하고 답장 써야지... 하며 출근했다.






 - 영란이 이야기 -


 가는 날이 장날. 오는 날도 장날인가보다.


 밑도 끝도 없이 영란이한테 카톡이 왔다. 


 눈 뜨자마자 정선씨 메일에 놀랐는데, 오후엔 영란이 카톡에 놀랐다.


 ...오늘 무슨 날인가?




 별다른 이야긴 없었다. 잘 지내겠지. 잘 지내고 있겠지.


 아직 솔로인 덕에 동정아닌 동정(..)을 받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통 애인 없는 사람한테는 '힘내-'라고 한다고 한다.


 그게 동정받을 일인가!라고 분개하며 이런저런 핑계를 책 두권 분량으로 대 볼까 헀지만.


 ...그건 그거대로 없는 사람이 불쌍하게 구는 것 같아 일괄생략.


 동정을 감사히 받았다(__).




 생각해보니 잘 지내고 있는지조차도 물어보지 못했(않았)는데, 잘 지내고 있겠지.


 잘 못지낸다 한들 얘는 자기 선택대로 살고 있으니 자기가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되기도...


 어쨌거나 별 다른 내용없이 몇마디 주고 받지도 않았지만. 어쨌거나 카톡이 왔었다.






 - 정선씨 이야기 #2. -


 퇴근하고 답장을 썼다. 


 마땅히 할 이야기가 없어서 요 근래 있었던 일들을 이것저것 썼다. 차를 바꾼 것. 소개팅 했던 것. 회사일 등..


 메일을 쓰다보니 '글빨', '얼굴빨', '말빨' 생각이 나서 피식피식 웃었다.


 왠지 메일을 아주 재밌게 잘 써야 할 것 같은데. 몇 달 전의 나는 어떻게 메일을 썼던 걸까.


 


 메일을 보내고 씻고. 침대에 누웠는데. 빠른 답장이 왔다.


 답장엔 요 근래 이야기와. 내가 보낸 메일에 대한 감상이 짧게 써 있었다.


 희미하게 웃으며 폰 화면을 껐다.






 '어쨋거나 원균씨는 제가 가장 최근에 좋아한 사람이잖아요'


 '원균씨 메일은 혼내는 내용이 없고, 툴툴대는 내용도 없어서 그런지 기운없어 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