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쉬는 날이다. 준호나 보러 갈까 했지만.
늦잠을 자기도 했고. 타이밍도 영 애매해서. 그냥 패스.
내일도 아침 출근이라서. 당일 치기로 다녀오기도 뭣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몇일전에 주문한 mp3를 받았다.
그래도 어영부영 11달을 사용한 노란색 mp를 바라보면서...
구석에 잘 놔두고. 새로온 mp를 뜯었다.
사실 똑같은 모델에 용량만 다른지라. 딱히 뭐 눈에 띄진 않지만.
그래도 다시 음악을 들으며 활보 할 수 있는 것은 매력적.
이래저래 뒹굴다가. 홍식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사했는데 놀러 한번 안 올거냐고. 마침 쉬는 날 딱이네.
오늘 길에 괜찮다면 혜진이도 데리고 오래서.
혜진이한테 연락을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사실 뻘쭘할 테지만.
홍식이나. 준호는 한두해 친구도 아니고.
한두해 보고 치울 것도 아니고. 또 혜진이랑도 장난은 아니니까.
친한 친구에게는 소개시켜줘도 괜찮겠지. 싶어서.
데리고 갔다.
혜진이가 학원 마치고 온 것은 5시 즈음.
홍식이랑은 6시 30분 쯤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선물 사러 롯데마트에 갔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계를 사서 가고 싶었지만.
찻잔을 사가자는 혜진이의 주장에 못 이겨. 이래저래.
구경 다니면서 결국 찻잔을 하나 골랐다.
나랑 얼마나 취향이 다르던지. 컵 하나 사는데 고생했다. -_-;;
빵 먹고 싶대서 베이커리에 들려서 빵 하나 사고.
캘리포니아 롤 한 세트랑. 구워먹을 새우
- 혜륜이한테 말해서 값 낮췄다 - 를 샀다. 시간이 좀 남아서.
로비에서 먹으면서 잠깐 수다를 떨었는데.
잠깐 쇼핑하는데 어찌나 아는 사람이 많던지.
현장대리인은 혜진이보고 "왜 이런 사람 만나요?" 하고 놀렸고.
창환이 형은. 내 남동생인줄 알았다나....(먼산)
하여간. 빵이랑 롤 먹으면서. 대충 시간 때웠다.
롤이 5개 들어 있었는데. 내가 3개 먹었다고 어찌나 쫑알대던지.
하여간 곧 홍식이가 왔고. 홍식이 집으로 갔다.
홍자랑 홍식이는 가끔 쇼핑온 것 보기는 했지만.
소영이는 오랫만이다. 이젠 좀 컸다고 아가씨 느낌도 나고(웃음).
낯도 가리고 하더라. 악수도 잘 하고. 애교도 떨더니.
어찌나 부끄러워 하는지. 귀엽더라.
엄마, 아빠를 안 닮아서 다행이다(웃음). 특히 아빠를 안 닮아서.
이래저래 이야기도 하고.
혜진이가 보쌈 먹고 싶대서. 보쌈도 시켜먹고.
사간 새우 구워서 새우도 먹고. 술도 마시고.
마시다가 삘 받아서 인삼주도 먹고. ㅋ
은영이가 들으면 배 아파 할 지도 모르겠다.
비싼 술 인삼주.
혜진이가 좀 뻘쭘해 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나름대로 잘 있어줘서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했다.
나도 혜진이 친구들 만날때 참 뻘쭘하던데.ㅋ
하여간. 그렇게 간만에 홍식이랑 술 마시니 좋았다.
진짜 몇 년만에 마신거 같아.
사실 가정이 생긴 뒤로는 밖에서는 술 못 마시고.
나도 신세 지는게 싫어서 잘 놀러 안 간 지라.
하여간. 오랫만이다. 오랫만.
주연이도 왔음 좋았을텐데. 인천에 가는 바람에. ㅉㅉ
그리고 혜진이 집에 보내려고.
조금 일찍 나와서. 시내까지 버스타고. 집까지 바래다 줬다.
가는 도중에. 혜진이가 우울한 표정이 되고.
내가 입을 꼭 다문 채 무표정이 되고, 우산이 부서지고.
혜진이가 울고. 그걸 나는 무표정하게 보고.
달래주고. 눈물 닦아주고. 그런 일이 있었다.
지금 다시 회상해 봐도. 누구 잘못도 아니고.
또 기분 좋은 일도 아니지만.
누구 잘못도 아니야. 앞으로 나아질테지.
나는 그러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휴일임에도. 제법 바빴던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