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A와 B -
어제 뜬금없이 홍식이한테 카톡이 왔다.
"오붓하게 한잔 해야지?!" 하고.
슬프게도 '이상하다...'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먼저 술먹자고 할 사람이 아닌데... 마누라가 친정이라도 놀러갔나? 라는 느낌.
뭐. 연말이라고 한잔 하자길래 대충 일정을 잡고 있는데.
홍식이가 물었다. '전에 민석이도 한번 보자며~ 같이 불러!' 하고.
하지만 민석이는 제법 바빳기에 수요일로 날은 잡았던 것이다.
그런고로 오늘 민석, 홍식이와 함께 만났다.
사실 둘다 구미중 동창인데 뭐. 서로 모르니 큰 의미는 없지...
생각지도 않게 내가 쇠를 깎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아이러니한게 민석이가 쇠 깎고 있는 것. 또 홍식이가 기계 설계쪽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돌고 돌아 이 바닥에서 서로 다른 분야에 눌러붙어 있는걸까.
설계, MCT, CNC라니...
여튼. 같은 바닥 사람들이고 나이도 동갑. 서로 모난 성격들도 아니니 금새 어울려 놀았다.
그간은 몰랐는데. 유부남간의 대화엔 깜짝 놀라기도 했다.
확실히 아직 내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놀라기도 했다.
철딱서니 없다고 놀려서 슬프게도 할 말이 없다.
내겐 너무나 먼 현실 - 물론 당사자들은 닥치면 다 한다고들 하지만 - 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여튼 뭐. 별 문제 없이 잘 놀고 헤어졌다.
개인적으론 더 마시고 싶었지만 분투하던 홍식이가 도.망.갔.다.
대리비까지 뜯어가고... 개생키.
뭐... 나랑 엮여 있으니 다들 정상은 아니야.
하지만 좋은 애들이다.
아. '얘만한 친구 없다'라는 이야기.
좋은 의미로는(좋은 의미가 아니였나) 처음 들어본 것 같은데(아닌가?).
왠지 모르게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