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존재하는 세력 -
어릴 때의 나는, 'DC 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를 좋아하지 않았다.
카메라 리뷰 사이트에서 점차 커져서 하나의 거대한 커뮤니티가 되어 버린 DC 인사이드.
DC발 유행어도 있고. 능력있는 사람들도 많고.
좋은 정보도 많다는 건 알지만, 당시의 내가 DC를 싫어했던 이유는 그저,
'기본적으로 반말을 쓴다'는 것이였다.
일종의 아이덴티티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땐 거부감이 들었다.
속된말로 싸가지가 없어 보였달까...
그런데 DC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달까.
조금 유-해진건, 민석이가 DC를 한다는 것을 알고난 뒤였다. 아. 한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란가
... 뭐라고 해야되지. 눈팅?
믿을 수 있는 공인인증서 같은 친구가 하는거 보니. 문제는 없나보다. 라고 좁쌀만큼 인식이 바뀌었던 것.
어찌됐건. 그 시절에는 해당 커뮤니티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있을법한 커뮤니티'라고 생각했다.
'일일 베스트'라는 커뮤니티는 언론에도 언급될 만큼 유명하다.
물론 안 좋은 의미로. 요 근래에는 성(姓)적 대립으로 인해 '메갈리아'라는 곳도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커뮤니티가 그들만의 색을 띄고,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정도로 극단적일 수 있고, 그정도로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진짜 사람이 저럴 수 있나?'라는 생각에 일종의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조직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설마 사람이. 설마 사람이. 하면서 말이다.
근래에 이런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이하는 들은 이야기. 그러니까 내 이야기가 아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던 옛 연인.
연애할 땐 어떻게 이해했나 싶을 정도로. 돌이켜보면 대단한 여자였던 그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근래 화제가 되고 있는 '성의 대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친구 하나가 묻는다.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네 옛 연인은 혹시 메갈리아 같은게 아니냐고.
메갈리아가 맞던 아니던 이제와선 아무래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해졌다.
그런데 확인할 방법도 없고 뭐...
그러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야. SNS 같은 곳에서 '메갈리아' 페이지를 좋아하거나 팔로우 하면 게임 끝 아니냐?'
술을 한잔 마셔서 일까. 문득 궁금증이 잃었고, 오래전에 친구 목록에서 삭제한 그 이름을 찾아봤다.
이 가시나 SNS보소. 딴놈 만나서 잘 지내고 있네 헿. 잘먹고 잘 살아라.
그리고 간만에 들린 SNS를 훑어봤.....는데.
메갈리아 팔로우. 좋아요.
이후 친구들 간의 의미없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메갈리아가 맞다'.
'이걸로는 확신할 수 없다.'
'요새같이 불신이 팽배한데 좋아요 하는거 보면 답 나온거 아니냐? 등등'
결국 저 모임에서는 '이제와서 의미는 없지만 메갈리아는 맞는 듯 ㅇㅇ'라고 마무리 지었나보다.
...라는 이야길 듣고 생각했다.
의외로. 일베든 메갈리아든. 실제로 존재하는구나.
그리고 의외로 가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